[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와 '어린이 권리장전'을 발표하고, '어린이 중심도시'가 될 것을 선언했다.

놀이 문화 확대, 신체·정신건강 돌봄, 안전 강화 등 어린이를 위한 각종 사업에 4년간 4000억원을 투입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시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를 공개했는데, 이는 '알파 세대' 어린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전국 최초의 종합계획이다.

알파 세대는 지난 2010년 이후 태어난 만 13세 이하 어린이를 일컫는데, 알파 세대 초등학생은 서울에 약 42만명이 있다.

이들은 저출생 시대에 태어나 가족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귀한 자식(golden kids)이자, 태어나면서 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역량을 키워나가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놀이시간 급감, 성적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도 겪는다.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의 아동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79.5점·22위)이다.

서울시는 이런 특성을 고려, 오는 2026년까지 4146억원을 들여 참여·존중, 신 나는 놀 거리, 꿈·미래, 안전·돌봄, 심리·건강 등 5대 분야 20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어린이 중심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서울 어린이 권리장전'을 제정, 오 시장이 어린이 대표 2명과 함께 이를 선언했다.

지역아동센터 등 어린이 시설 570개소에 권리장전을 배포·부착하고, 행사와 캠페인에 활용한다.

또 '서울어린이 정책참여단'을 신설해 7월부터 운영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매년 초등학생 100명을 모집해 분과별 정책제안 활동의 장을 제공한다.

아울러 매년 11월 19∼25일을 '어린이 행복주간'으로 지정하고, '서울 어린이 꿈 페스타' 등 다양한 축제와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어린이가 공원, 광장, 거리 등 다양한 야외 공간에서 뛰어놀 수 있는 '놀자!놀자!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운영하는데, 2024년 15억원을 투입해 15개 자치구 5만명을 시작으로, 2026년 30만명까지 늘린다.

그러면서 현대자동차,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 '놀이 꾸러미'를 싣고 서울 대표 공원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놀이 버스'도 선보인다.

실내 놀이공간 확충을 위해서는 가상현실 등을 연계한 최첨단 디지털 놀이공간을 올해 거점형 키움센터 1곳에 시범 설치하고, 내년부터 이를 확대하며, 현재 1개소(동남권)인 '서울상상나라'는 2027년까지 4개소로(동북·서북·서남권) 증설한다.

카카오톡으로 미래 탐색 전문가 상담을 제공하는 '우리아이 미래진단 원스톱 컨설팅'을 1000명 규모로 운영하며, 알파 세대가 선호하는 직업인 크리에이터(창작자) 교육 과정도 만든다.

더불어 학원 강사 경력자 등을 아동시설에 파견해 학교·학원 숙제를 도와주는 '우리 동네 숙제 도우미'를 내년부터 연간 100명 규모로 진행한다.

안전 분야에서는 어린이 등·하교길을 동행하는 '교통안전지도사'를 올해 초등학교 250곳에 배치하고, 가족 문제나 학대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자 지역아동센터 등을 전문가가 방문, 그림 검사를 하는 '그림을 활용한 학대 예방' 사업도 추진한다.

카카오톡으로 어린이 마음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까지 연계하는 전용 창구인 '서울어린이 활짝센터'를 내년부터 오픈하고,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에서 벗어나게 돕는 '디지털 디톡스 프로그램'도 개설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어린이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한 캠페인의 하나로 '플레이 서울'(PLAY SEOUL) 캐릭터 개발, '놀이 행복 순간 사진 공모전' 개최, 학부모·어린이집·초등학교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놀이권 인식 개선 교육' 등을 병행한다.

오 시장은 "100년 전 '어린이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가정과 사회적 환경을 만들라'는 방정환 선생의 말씀은 여전히 숙제"라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가 권리를 당당히 누리는 도시, 누구나 꿈과 미래를 탐색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