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준 금리인상 중단 시사, 국내 금융시장에 플러스 요인”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현지시간) 금리를 0.25% 인상한 가운데, 6월 중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을 언급하면서 조건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자, 정부가 즉각 관계기관을 모아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사진 오른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등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4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관계기관 합동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연준은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응해 재차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앞으로 인상을 멈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서에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향후 추가 정책 강화 정도는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6월 회의에서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금리 인하 논의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날 새벽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하락했으나, 주가는 금리 인하 기대 축소 등으로 다소 약세를 보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연준이 조건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은 우리 금융·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까지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중소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및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관계로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최근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글로벌 은행부문 불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순매수 등에 힘입어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이며,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도 금리 안정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추 부총리는 “내외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행위 및 쏠림 현상 등에 의한 변동성 확대 우려도 상존한다”며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현 상황에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 부문을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시 기 마련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조정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최고 1.75%포인트로 벌어져 환율 인상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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