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저가 배터리로 인식되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가성비' 배터리로 격상하면서 우리나라의 개발 노력에 속도가 붙고 있다.
그 동안 중국 업체들이 내수용으로 주로 사용해온 LFP 배터리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 점유율은 31%를 차지했다. 2020년 점유율 11%에서 불과 2년 만에 3배 가량 성장했다.
이 중 대부분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유통됐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속속 도입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간과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출시 예정인 '반값 전기차'(모델2)에 LFP 배터리가 탑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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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A-LFP 배터리의 주행거리, 무게 비교./자료=LG에너지솔루션 제공 |
전문가들은 내년 즈음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NCM 배터리·NCA 배터리)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한다. 2030년에는 미국 내 전기차 수요의 40%를 LFP 배터리가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낮아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 업체들이 집중하지 않은 분야다. 그 사이 중국 업체들은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해 더 많은 배터리 셀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였다.
중국 CATL은 삼원계와 LMFP(리튬·망간·인산철)를 혼합해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늘린 혼합형 배터리 'M3P' 양산을 앞두고 있다.
◇ K-배터리 3사 LFP 배터리 따라잡기 잰걸음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적용할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세계 최초 ESS 전용 공장을 건설하며, 향후 전기차용 LFP배터리 개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미래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장기 전략으로 보급형 시장과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 등 코발트 프리 콘셉트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SK온은 3사 중 LFP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3월에 열린 2023인터배터리에서 전기차용 LFP배터리 모형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 민·관, 233억 투입해 지원사격
정부는 한국이 LFP 배터리에서 중국에 뒤쳐졌지만 세계 최고 품질의 LFP 배터리를 개발하도록 업체들과 협력해 2026년까지 총 233억 원(정부 164억 원·민간 69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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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인터배터리 SK온 부스에 전시된 LFP배터리 모형./사진=조성준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프로젝트는 두 가지로, LFP 배터리 양극 소재의 국산화와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 제조 기술개발이다.
특히 현재 킬로그램(㎏) 당 160와트시(Wh)인 에너지 밀도를 200Wh로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 계획이다. 기존보다 양극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최대한 많은 리튬 이온들이 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두꺼워진 양극 전극이 리튬 이온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지 않도록 적합한 전해질 개발도 추진한다.
산업부의 해당 프로젝트에는 삼성SDI·쉐메카(배터리), 에코프로비엠(양극재), 동화일렉트로라이트(전해질), 씨아이에스(장비) 등의 주요 기업이 참여한다.
학계에서는 경기대·서강대·서울과학기술대·성균관대·아주대·한양대와 세라믹기술원·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화학연구원 등의 연구기관도 힘을 합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까지 싸구려 배터리로 취급하면서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 사실"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는 만큼 이제라도 중국을 따라잡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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