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산업 발전 촉진…원전·신에너지 균형발전 추진
반도체법 독소조항 해소·전기차 IRA 보조금 지정, 국내 제도 정비 등 과제도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출범 후 1년 동안 반도체·배터리를 대표로 한 6대 첨단산업 발전과 에너지 분야 정상화 및 다원화를 위한 토양을 닦았다.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심을 잡고 미국과의 경제동맹을 굳건히 했으며, 지난 정부의 탈원전·태양광발전 일변도의 비현실적 에너지정책을 균형점으로 되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산업 육성책, 일관성 가지고 공약대로

11일 재계에 따르면 윤 정부는 작년 5월과 7월 두 차례 국정과제를 채택하면서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에너지안보 확립과 에너지 신산업·신시장 창출', '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등을 실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내용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정책공약집에서도 확인되는 내용으로, 윤 정부의 산업 정책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특별음악회'에서 인사말에 앞서 손을 들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정부는 지난 3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밝히며 민간 중심 첨단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6년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바이오,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산업 6대 분야에 55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 20년 간 300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중심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착수했으며, 현대차그룹도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에 24조 원을 투자해 국내 시장을 미래 첨단 기술 연구 산실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확정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정책 전환도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정부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정부안)'을 통해 원전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전 생태계 복원 및 수출 산업화·재생에너지·수소산업 육성 등 새로운 미래시장 창출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의 해외 경제 활동은 백미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다보스포럼 순방부터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해 글로벌 수출·수주 외교에 앞장섰다.

최근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으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반도체·배터리·우주항공·바이오 등 첨단기술 협력과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며 미국의 미래 경제동맹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한 것은 대표적인 세일즈 외교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미래 산업 주도권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맞춰 탈중국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향후 북미 대규모 생산라인 투자를 통한 북미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대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 핵심산업 기술 중심 경쟁력 확보 과제

우리나라가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결국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빼앗기지 않는 수밖에 없다. 윤 정부가 민간을 도와 해나가야할 숙제이기도 하다.

미국은 반도체법(칩스법)을 통해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조건으로 중국 내 생산 능력을 5% 이하로 제한하도록 유도했다. 미국 첨단 장비 및 제조 기술에 대한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취했다.

특히 반도체 지원법상 초과이익·영업기밀 공유 등 독소 조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윈-윈(win-win)이다"라며 여지를 남긴 만큼 향후 정부가 반도체 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올해 IRA 보조금 대상에서 배제된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이 보조금 대상 지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6대 산업 분야와 에너지 분야 등 산업 중추에 있어서 의욕적으로 밑그림을 그린 1년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전략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정부의 연구개발·인력·세제 지원뿐 아니라 규제개혁 등 법·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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