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협상을 재개했지만, 연방정부의 지출 감소 폭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1일 연합뉴스가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협상 일시 중단을 선언했던 공화당 실무협상팀은 같은 날 밤 워싱턴DC에 있는 의회에서 다시 백악관 협상팀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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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
공화당 협상팀의 가렛 그레이브스(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에게 진전은 없었다면서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매우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 대화는 협상은 아니었다"며 다음 협상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채 한도는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에 법적 상한을 둔 것으로 이미 지난 1월에 31조4000억달러 한도를 채웠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정부 지출을 큰 폭으로 삭감해야 부채 한도 상향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양측은 당장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24 회계연도 예산을 얼마나 줄일지, 또 향후 몇 년간 정부 예산에 상한을 둘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연방정부 예산을 1000억달러 삭감하고 향후 10년간 정부 예산 증가율을 일정 규모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큰 규모의 지출 삭감은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부정적이며 예산 증가율 2년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입장차를 고려하면 이번 주말에도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타결에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호주 총리와 회담에서 부채 한도 협상을 걱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안 한다"며 "난 아직도 우리가 디폴트를 피하고 좀 괜찮은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협상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이후 벤 라볼트 백악관 공보국장은 성명을 내고 "공화당은 경제를 인질로 잡고 우리를 디폴트 직전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볼트 국장은 "공화당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선의로 협상하면 합리적인 초당적 합의에 도달할 길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산층과 가장 어려운 미국인을 벌주고 경제 성과를 되돌릴 극단적인 마가(MAGA) 공화당의 희망 사항을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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