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결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에도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3.50%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인상하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4월에도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 연속 3회 연 3.5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양국간 금리차는 1.7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커진다.

시장에선 하반기 경기위축 등을 고려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경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국내외 주요 경제전망 기관도 한국경제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경기 반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9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로 수정했다. 피치는 지난 3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2%로 0.7%포인트 낮췄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지난 9일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1.7%)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여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만에 3%대로 떨어지며 물가부담이 다소 줄어든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4.8%, 3월 4.2%로 4월 3.7% 점차 둔화됐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은의 연속 3회 금리 동결이 결정되면 시장에선 통화 긴축이 완전히 끝났다고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선 한은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 접어든 가운데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승 요인이 잔존하고 있는 데다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한‧미간 금리차를 고려했을 때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역시 이같은 시장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며 섣부른 금리 인하설을 일축해왔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에는 물가안정에 대한 확신이 어느 정도 있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아 확신할 수 없다"면서 "물가가 충분히 중장기 목표(2%)로 수렴된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 금리 인하를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시장은 마치 연말 전 금리를 인하할 것처럼 보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고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고를 줬다"며 "하반기에 물가가 3%까지 갈지 불확실한데 금리를 낮추려면 그보다 훨씬 더 강한 증거가 있어야 하니 아직은 낮출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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