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는 2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노조법 개정안’의 직회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경영계는 노동조합에 유리한 법체계 하에서 해당 개정안마저 통과되면 산업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해당 법안의 빠른 처리를 열망하는 모습이다.
노조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기존의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범위를 확장하고, 노조의 불법쟁의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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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노조법 2·3조 쟁취를 위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2일 정치권과 경영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된 해당 법안은 지난 4월 22일 본회의 직회부 요건을 달성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에 60일 이상 계류된 법안은 소관 상임위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직회부 할 수 있다.
이에 경영계는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와 24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해당 법안의 직회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영계는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노사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산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경총은 이날 ‘노동조합법 제2조·제3조 개정안의 문제점’ 토론회를 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헌법과 민법의 기본원리와 충돌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노사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탄 국면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용자 범위 확대의 경우 판단기관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어 헌법상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법적 안정성을 침해한다고 꼬집었다.
또 노동쟁의 범위 확대 역시 기업의 투자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사용자의 고도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어 산업현장이 노사분규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영문 전북대 명예교수는 사용자 범위 확대에 대해 개정안과 같이 실질적 지배·결정하는 사용자 범위까지 확대할 경우 “법적 불안정과 불명확성을 내재하고 있는 개정안을 입법화하는 것은 헌법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강식 한국항공대 교수는 “개정안에 따라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되면,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에 휩쓸리고, 장기간 구축해온 노사 간의 신뢰의 파괴는 물론, 기업의 인수·합병·분할 등의 사안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용자의 경영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는 해당 개정안은 노조의 권리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운동본부는 앞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해당 개정안이 “소수 기득권만 강화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일하는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파업으로 인한) 손배가압류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로막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본권(노동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요구했던 것”이라고 개정안의 배경을 밝혔다.
또 노조법 개정이 노사관계와 경제 전반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에는 “노동시간 개악을 요구할 때는 낡은 법‧제도를 바꾸자고 말하고, 기존 노조법 바깥에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이야기하면 혼란을 초래하니 안 된다는 주장은 일관성이 없다”며 노조법 개정안을 촉구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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