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항공업계가 신규 노선 취항, 증편 등에 적극 나서면서 항공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거리 노선의 가격 부담은 크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노선에 대한 수요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항공사들도 공격적인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장거리 노선의 가격 부담 완화까지는 짧게는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5월보다 1단계 내려간 '7단계'가 적용된다. 따라서 고객 부담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6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이동 거리에 따라 추가로 붙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1만4000∼10만7800원으로 조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편도 기준 1만4700∼8만5300원이다.
최근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국제선 항공료는 많이 하락했다. 근거리 위주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자 항공사에서 근거리 노선 공급을 늘렸다. 단거리 노선의 공급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항공료의 하락세도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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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항공 |
7월 첫째 주에 출발하는 일본 오사카 왕복 노선 항공권은 20만 원 초중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일본이 무비자 관광을 재개한 직후인 지난 10월 가격 70만 원대보다 훨씬 내렸고, 코로나19 이전 2019년 같은 기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장거리 항공료는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항공의 높은 운임은 '공급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문길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장거리 노선의 공급이 많이 부족하다"며 "아시아나, 대한항공 모두 다 정상화가 안 됐고, 외항사는 더더욱 정상화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장거리 노선은 수요가 빨리 회복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항공사 측에서도 공격적으로 공급을 늘릴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편 증편도 항공사가 원할 때 그냥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대 국가의 방역 사정이라든지 국가 간의 협의도 필요하고, 수요가 충분히 회복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항공사들도 공격적인 증편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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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시아나 |
장거리 노선은 2019년과 비교하면 70~80% 높은 가격대로 운임이 책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항공료의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 교수는 "2019년 전체 공급 좌석은 9300만 석 정도인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항공사들이 공급하는 좌석의 수가 한 2000만 석 정도다. 올해 공급석을 6000만 석으로 보면 2019년의 60~70% 수준에 그친다"면서 "90~100% 수준까지 올리려면 항공편과 인력의 보충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이나 내년 정도는 돼야 예년 가격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국적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리고, 외항사들도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낙관적 가정을 했을 때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당분간은 2019년 수준보다 10~20%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문제가 장거리 항공 운임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교수는 "장거리 같은 경우는 인수합병 문제가 있다. 대한항공이 운수권을 반납했을 때 그걸 국적 항공사가 받아 가지 못하는 구조로 돼 있다"며 "국내 장거리 항공사를 없애고 외국 장거리 항공사를 국내 시장에 진출을 시키겠다라는 게 정부 방침인데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합병하면서 공급석이 줄어드니까 당연히 운임을 높게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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