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다이어트비법을 "단식과 위비고"라고 밝히며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진다.
나아가 기존 비만치료제가 주사제라는 불편을 먹어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게 하는 경구치료제로 출시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큰 성장이 기대되는 비만치료제 시장인 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머스크의 다이어트 성공비법 중 하나인 노보 노디스크제약 '위고비 프리필드펜(위고비)'가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 승인을 받으며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실제 출시는 내년 상반기쯤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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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 노디스크제약의 비만치료제 위비고. /사진=노보 노디스크제약 홈페이지 |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비만 치료제다. 성인 환자의 체중 감량 및 체중 유지를 포함한 체중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제로 허가받았다.
이번 허가를 통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이상 30kg/㎡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노보 놉디스크제약은 비만치료제 시장에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삭센다를 출시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삭센다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제품으로 꼽힌다. 다만 효과면에서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등장한 것이 위비고이고, 하루 한번 주사하던 삭센다와 달리 주 1회 주사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마찬가지로 GLP-1 수용체에 작용하지만 68주간 투여 시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는 56주간 투여 시 평균 8% 감량 효과를 보인 삭센다보다 우월한 수치다.
◇시장규모, 11년사이 22배 성장 전망…국내 기업도 신약개발 총력
비만치료제 시장이 가능성이 열리며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시장규모가 지난 2016년 11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에서 2027년 241억 달러(약 30조8000억 원)로 11년사이 2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외부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일명 '확찐자(코로나 비만)'가 증가했던 만큼 시장의 성장세는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의 비약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약품과 LG화학, 대웅제약 등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국내에서 노보 놉디스크제약과 같은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미약품과 휴메딕스, HLB제약 등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LG화학과 대웅제약, 유한양행은 다른 방향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에 약물 반감기를 늘려주는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하고 있다.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감소시키면서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지난 2018년 연구를 시작해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HLB제약도 휴메딕스와 함께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물질 'HP-P038'을 2021년부터 연구하고 있다. HLB제약이 제형 연구를 담당하고 휴메딕스는 기술을 이전받아 비임상부터 임상, 품목허가, 생산, 판매를 진행한다. 현재 후보제형과 제품개발 연구 단계에 있다.
유한양행은 GDF15 억제제를 활용한 비만 치료제 'YH34160'을 개발 중이다. 이 약은 뇌에 존재하는 GDF15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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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평택바이오플랜트./사진=한미약품 제공 |
LG화학은 경구 비만치료제를 개발중이다. 비만 적응증 확보가 기대되는 VAP-1(Vascular Adhesion Protein-1) 저해제 NASH 치료제 후보물질 'TT-01025'와 MC4R(Melanocortin-4 Receptor) 작용제 'LR19021'을 보유하고 있다.
TT-01025는 간 염증 진행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진 VAP-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다. LR19021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이자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단백질 'MC4R'를 표적으로 하는 경구용 희귀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2) 억제제 기반의 'DWP306001'도 비만 적응증 확장이 예상된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수송체인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의 체내 재흡수를 막고 이를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DWP306001은 지난해 11월 당뇨 신약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엔블로(성분명:이나보글리플로진)'에 식욕억제제 성분을 더한 약으로, 지난 2020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올 상반기 2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사제 불편 해소한 경구치료제 경쟁도
특히 비만치료제 시장은 주사제방식이 아닌 LG화학과 같은 경구치료제의 등장 소식이 전해지며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화이자는 개발한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다른 제약사의 기존 주사제와 비슷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내용의 2상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는 지난해 말 한 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이날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에서 연구 리뷰 형식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제약 회사들의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기존 주사제 이외에 화이자처럼 알약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일라이릴리는 기존 제품보다 효과가 훨씬 뛰어난 비만치료제의 임상 3기 시험 결과를 지난달 공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가 체중감량과 날씬한 몸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다이어트 문화를 영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또 투약을 중단 뒤 체중이 원상복귀 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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