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SK에코플랜트가 환경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사업변동성 제어에 성공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투입된 대규모 자금으로 인해 차입규모가 증가한 점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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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사진=SK에코플랜트 |
3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SK에코플랜트 신용등급을 직전과 동일한 ‘A-(안정적)’로 유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이후 수처리,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 투자를 강화하면서 2021년 사명을 'SK건설‘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이후 지난해 플랜트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합병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을 기점으로 환경,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건설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산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연결기준 건축부문 매출 비중(SK에코엔지니어링 포함)은 15.1%로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대폭 낮아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및 분양 경기가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건축부문 사업변동성이 높아졌지만 SK에코플랜트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분양실적도 우수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SK에코플랜트 지역별 진행사업장 분양실적은 △서울 100% △인천·경기 96.3% △광역시 99.2% △그 외 100%로 모두 100%에 육박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진행사업의 우수한 분양성과와 조합원 분양물량을 확보한 정비사업 비중이 높은 예정사업장 비중을 고려할 때 타 건설사 대비 양호한 경기 대응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매출기반도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해 SK그룹이 배터리 및 친환경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SK에코엔지니어링을 포함한 플랜트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합산한 연결기준 플랜트 매출은 약 10조4000억 원 수준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변동성이 높은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는 성공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면서 재무부담이 증가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본격적인 환경사업 진출을 알린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 인수를 비롯해 2021년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2022년 제이에이그린, DY폴리머, DY인더스 등 다수 폐기물 업체 및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사들였다.
또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미국 블룸에너지 지분을 2021년 11월 및 올해 3월에 걸쳐 각각 3035억 원, 4062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싱가포르 소재 전자전기폐기물 재활용업체 ‘TES’를 자회사를 통해 약 1조2000억 원에 인수하고 같은 해 8월에는 해상풍력사업 진출을 위해 삼강엠앤티(현 SK오션플랜트) 지분 31.8% 등을 총 4595억 원에 사들였다.
2020년 이후 SK에코플랜트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총 2조8616억 원에 달한다.
전 연구위원은 “다각화 투자는 건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사업과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 등으로 분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이를 위한 일련의 자금 소요로 인해 차입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신용도 측면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까지 인수한 환경업체들의 연간 합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 원 내외로 기존 건설사업 대비 작은 수준”이라며 “향후 현금창출력 제고가 지연될 경우 인수자금 회수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사업 의존도 저하에 따른 경기 변동 대응능력을 비롯해 계열 공사 영업기반 및 신사업 비중 증가로 인해 SK에코플랜트의 매출 외형은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이익변동성 증가와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는 재무적 부담요인이다.
전 연구위원은 “보유 현금성자산 등을 감안할 때 단기 유동성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나 전반적인 재무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주요 사업장 진행 상황이나 유동성차입금 상환 등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부채비율의 경우 올해 1분기 228%로 지난해 말 256% 대비 축소되는 등 매 분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사 사업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한 건으로 차입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으며 재무건전성 개선 및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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