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부터 정청래까지 내홍 중심된 '사퇴' 압박
"명의도용, 양소영도 사퇴"…내홍 청년으로 확전
'중꺽마' 사퇴 일축에 계파 갈등 골 더 깊어질 듯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쇄신’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이 때아닌 집안싸움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친명계와 비명계가 서로를 향한 ‘사퇴’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사퇴의 늪’에 빠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민주당은 내홍이 고조됨에 따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쇄신하겠다”는 약속을 뒷전으로 미룬 모양새다. 쇄신의 필요성이 연일 제기되는 반면 정작 책임을 지는 이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이 ‘사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 시발점은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논란으로 지목된다. 김 의원은 거액의 코인 투기 논란에 대한 부실 해명으로 책임 추궁이 심화되자 탈당을 감행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 의원의 탈당은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사 여전히 당의 발목을 잡는 중이다. ‘총제적 남국’이라는 언어유희마저 통용되는 등 내홍의 도화선이 됐다. 특히 김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측근 모임인 7인회 출신이라는 점에서 계파 갈등의 표적이 됐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 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겠지만 지금  태도로 봐서는 안 할 것 같다"며 "자진사퇴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윤리위가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의원 사퇴와 제명을 압박했다. 친명계에게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 가중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비명계는 이 대표의 방패를 자처하는 정청래 의원에게도 상임위원장직 사퇴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정 의원이 행정안전위원장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자 지나친 ‘권력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정 의원은 주요당직과 상임위원장을 겸직하지 않는다는 국회의 관례를 깨고 과방위원장직을 고수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욕심이 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비명계는  당이 쇄신을 추구하는 현 상황에서 권력욕과 탐욕으로 비춰지는 정 의원의 상임위원장직 고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지적하며 사퇴를 압박하는 중이다.

비명계로부터 사퇴 압박이 이어지자 친명계도 사퇴로 맞받아치고 있다. 친명계의 화살은 민형배 의원의 주최로 열린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으로 향했다. 양 위원장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민주당의 코인 사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계파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당사자라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이에 민주당 청년 권리당원들은 지난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위원장이 대학생위원장들의 명의를 도용해 당을 혼란에 빠트렸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종용했다. 내홍 확산으로 청년당원들이 계파 대리전을 치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청년 권리당원들이 정작 논란이 촉발된 ‘코인 사태’는 외면하는 등 친명계의 입맛에 맞춘 입장만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 같은 ‘사퇴의 늪’을 조기에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홍을 종결을 위해 결단에 나서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논란을 촉발한 김남국 의원은 지난 31일 잠행 17일 만에 국회에 나타나 “윤리특위 절차에 따라 성실히 소명하겠다”면서도 거듭 제기되고 있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겸직 고수로 ‘권력욕’이라는 비판과 함께 내홍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되고 있는 정청래 의원도 ‘중꺽마’(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를 외치며 이 대표와 행정안전위원장직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청년 권리당원들이 명의도용 의혹을 제기하며 발생한 갈등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중앙당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종결되진 않고 있다. 

모두 책임과 결단이 부재한 탓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책임지는 이 없는 계파 간 사퇴 공방에 내홍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