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남성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여성 취업자수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회복하면서 남성 취업자수 증가세를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팬데믹 기간 남성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여성 취업자수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회복하면서 남성 취업자수 증가세를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자료=한국은행 제공.


코로나19로 여성 비중이 높은 대면 서비스 업종의 취업자수가 큰 폭으로 줄었고, 방역대책에 따른 학교와 어린이집 폐쇄로 육아부담이 큰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이 줄었다. 그러나 팬데믹 침체 이후 노동시장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여성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는 여성고용회복(she-covery)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트: 여성 고용 회복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남성 고용률 상승 폭이 2020년 1월 대비 0.3%포인트에 그친 반면 여성 고용률을 1.8%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30세대 고학력·기혼 여성이 주도했다. 2030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각각 4.4%포인트, 4.1%포인트 상승했는데, 이 같은 젊은 층 위주의 고용회복은 여성 고용에서만 관찰되는 특징이다. 남성의 경우 고령층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상승한 반면 2030 고용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학력별로는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여성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저학력 여성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으나,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빠르게 회복하면서 팬데믹 이전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고학력 고용률이 오히려 하락한 남성의 경우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취업 비중이 높은 비대면 서비스업(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보건복지 등에서 취업자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는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 등 산업별 노동수요 변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혼인 유무별로는 기혼 여성이 미혼 여성에 비해 빠르게 회복했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상반기에는 보육시설이 폐쇄되면서 육아부담이 큰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이 크게 줄었으나 이후 기혼 여성의 고용이 미혼보다 더 빠르게 회복됐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가 확산되면서 기혼 여성이 일과 가사·양육 간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됐으며, 남성도 육아 분담에 참여하게 되면서 부부 맞돌봄 문화가 확산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삼일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최근 여성 고용회복은 팬데믹 이전부터 나타난 추세적인 증가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20~30대, 고학력,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노동공급의 양적·질적 확대로 이어져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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