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한 가운데 "물가안정 목표 수준(2.0%)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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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
한은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6월)'를 통해 "저금리 기조하에서 주택 등 자산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부채 누증이 가속화되는 등 금융 불균형이 누증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에 앞서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인상하다, 올 2월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한 이후 4월과 5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 기준금리에 대해 한은은 "중립금리 범위를 소폭 상회하는 긴축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시장금리 수준을 통해 평가해 보면 올해 들어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점에 비춰 긴축의 정도가 상당폭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번 금리인상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 누증된 금융 불균형, 금융불안 재연 가능성 등이 상당 부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잠재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 같은 리스크 요인들은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어 정책 운용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내는 다양한 근원 지표들이 높은 수준에서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와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을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하면서 국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주택가격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돼 고평가돼 있으며, 가계부채 비율도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누증된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은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주택가격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됐다"며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가계대출도 재차 증가함에 따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부채상환·축소)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도 정책 운용의 제약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와 같이 시장 전반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유동화 증권 관련 익스포져가 높은 증권사와 건설사에 대한 신용 경기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추가 인상 관련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동안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거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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