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서에 지각 변동 적기에 명확한 전략 설정 및 목소리” 평가
크로닌 “북한·미국 및 일본의 정치 변화·한중관계 3가지 도전과제”
테리 “한미일 경보정보 공유 협약, 한중관계에 분기점 될 수 있어”
빅터 차 “中 경제압박 더 이상 외교도구 안되게 관련국 힘 모아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정부의 지난 1년간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세계질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국이 적기에 명확한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추진하는 전략과 한중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향후 도전과제”라고 진단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립외교원,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의 4개 국책연구기관이 9일 공동 주최해 열린 ‘윤석열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학술회의에서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북한 ▲미국 및 일본의 정치 변화 ▲한중관계를 3가지 도전과제로 꼽았다.

크로닌 석좌는 “지난 한해의 인상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정부는 향후 4년동안 세계의 중추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북한, 미국의 대선 및 일본의 정치 변화, 한중관계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북한의 무력사용을 억제할 수는 있지만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평화적인 방법은 없다”며 “윤석열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성공하려면 평양에 대화할 의향이 있는 상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가 9일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4개 국책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9./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김정은 정권은 다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현재 추진하는 대북전략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닌 석좌는 또한 “윤석열정부는 역내 및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 일본과 지속적인 협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의 2024년 대선, 일본의 정치적인 변화로 민족주의와 보호주의가 강조되어 한국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관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마지막 도전과제는 현재 추진하는 전략과 한중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미중 경쟁 심화로 대만 문제를 비롯해 기술·무역 관련 선택이 더 복잡해지고, 기업의 이해관계가 국가안보 요건과 달라지면서 중국이 역내 및 국제사회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려는 한국의 노력에 다양한 방법으로 방해공작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도 “한미동맹은 윤석열정부 외교정책의 핵심이다. 경색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첫해 이룬 최대의 실질적 성과”라면서도 “한미일 협력 강화는 한중 외교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한미일 3국간 경보정보 공유 협약은 기술적으로 ‘3불 정책’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중국은 이를 문재인정부의 공약인 2가지 핵심 원칙 즉, 사드 추가배치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참여 및 한미일 안보협력 자제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9일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4개 국책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9./사진=미디어펜

이어 “따라서 한미일 3국간 경보정보 공유 협약은 한중관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정부는 대외정책을 다각화하기 위해 미국과 파트너십을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계속 확대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경제보복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할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을 위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이전의 한국정부는 역내 민주국가와 대화는 했지만 실제로 연결되었다고 볼 수 없었다. 대중정책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에 비해 윤석열정부는 지난 1년간 180도로 선회했고, 이는 전세계적으로 인지되고 있는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이번 정권이 종료되기 이전 주요 7개국(G7)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과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으므로 이제 G7이 세계질서를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빅터 차 부소장은 “한국이 중국의 경제적 압박을 대적하는 여러 국가들 가운데 하나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시작될 때 큰 피해국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호주, 일본, 미국과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중국이 더 이상 경제적 압박을 이용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외교의 도구로 사용할 수 없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관련 국가들의 역량과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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