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부가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사에 대한 형사 처벌을 경감하는 법 제정에 나서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고위험 수술이나 신생아 사망 등 의료과실로 인한 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을 면책하는 방안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보건복지부도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의료인들의 기피 현상을 완화하고자 제도 마련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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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수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KT 제공 |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명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그간 의사들이 수술이 많은 특정 진료과에 진출하지 않는 기피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을 들고 있다.
의협 등은 고위험 수술 등을 하다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의료행위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면책 등 의사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지난해 의협이 1159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국가가 필수의료를 지원하기 위해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의료수가 정상화'가 41.2%로 가장 많았으며 '필수 의료 사고로 발생하는 민·형사적 처벌 부담 완화'가 28.8%로 2위를 차지했다.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하지 않는 이유가 돈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2011년 의료분쟁조정법에 의해 의료사고 강제 개시 규정이 통과된 후 필수의료 지원자가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환자단체 및 시민단체는 이 같은 면책 특례법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이미 의료 사고가 발생해도 피해 환자 측에서 의료 과실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의사들이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희박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책임도 피해가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2월 성명서를 통해 복지부 '필수의료 지원대책'의 내용으로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 처벌 면제 특례법 제정이 예시로 언급된 것과 관련해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 처벌 면제 특례법 제정 논의를 추진하려는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의료계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환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인데 의사들이 기본적인 책임도 안 지겠다는겠다는 것"이라며 "의사들이 고가의 인건비를 지급받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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