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미국 인텔과 일본 라피더스가 파운드리 ‘2나노(㎚·10억분의 1m)’ 제품 양산에 뛰어들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은 3나노로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유일하게 양산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아직까지는 TSMC의 생산 능력(캐파)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고 밝힌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로드맵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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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 반도체 석권 노리는 미국‧일본…2나노 로드맵 발표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인텔과 일본 라피더스가 2나노 첨단 반도체 공정에 대한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앞서 인텔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반도체 선두 자리를 한국과 대만에 빼앗겨야 했다.
이후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발표했다.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5조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라피더스는 일본이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부흥을 위해 8개 대기업이 출자를 통해 설립한 기업이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5년까지 2나노 시제품 라인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다만 일본의 경우 현재 양산 가능한 최신 공정은 40나노에 불과해 최신 기술에 비해 한참 뒤쳐진 상황이다.
이는 TSMC가 지난 2008년에 도입했던 기술로, 일본 반도체 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1980년대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삼성전자 캐파는 ‘아직’
현재 전 세계에서 3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일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의 캐파가 3배 정도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점유율 역시 TSMC가 아직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5%로, 15.8%인 삼성전자를 앞섰다.
다만 3나노의 경우 삼성전자가 TSMC보다 6개월 가량 빠른 지난해 6월 양산을 시작했다. TSMC가 첨단 공정 양산에서 삼성전자보다 뒤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TSMC는 2나노 공정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 콘퍼런스콜을 통해 “2나노 관련 일정이 예상보다 이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2024년 시범 생산, 2025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 삼성전자 “5년 안에 TSMC 따라잡을 것”
삼성전자는 3나도 단계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에서의 선두를 예고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TSMC와 같은 2025년에 2나노 양산에 들어가고, 2027년에는 1.4나노까지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 달 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연에서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며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갈 것”이라며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GAA 구조가 본격화되는 2나노부터는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TSMC는 3나노 단계에서도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를 적용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7∼28일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 파운드리 사업 로드맵과 신기술을 발표하는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삼성전자의 새로운 로드맵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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