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시멘트 제조사들이 환경기초시설 업계(이하 환경 업계) 업계를 밀어내고 폐기물 열분해 시장을 잠식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유연탄을 폐기물로 대체해 탄소 저감을 촉진한다고 주장하지만 환경 업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폐기물 열처리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해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폐기물 열분해 육성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110대 국정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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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료 부족으로 멈춰선 열분해 시설.사진=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 제공 |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원순환연합회 등 국내 환경 업계 단체들로 구성된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 위원회(이하 생대위)는 올해 들어 시멘트 업계와 폐기물을 두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생대위에 따르면 9개 시멘트 업계는 폐플라스틱·폐비닐 등 가연성 폐기물을 지난 2019년 폐기물 130만 톤, 2021년 230여만 톤 처리(소각)했다. 생대위는 2030년이면 600만 톤을 처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폐기물 처리가 본업인 환경기초시설은 운영난 등 고사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대위는 "시멘트 공장에 대폭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어 시멘트 업체에서 폐기물을 대량으로 처리하는 행위가 해를 거듭할수록 만연하고 있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사업 여건 탓에 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일반 소각장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은 50ppm인데 비해 시멘트 공장은 270ppm으로 훨씬 완화돼 있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생대위 측은 "열분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 환경공약이었다"면서 "열분해업계 관계자들은 양질의 가연성 폐기물을 확보해 시설 투자와 자금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폐기물 확보가 불가능한 현재의 시장 상황으로 인해 폐기물 확보 계획서가 금융권과 대기업의 기준에 부응하지 못해 사업계획을 백지화하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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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물량난을 겪고 있는 소각업체 폐기물 창고 모습.사진=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 제공 |
생대위는 안전성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생대위 측은 "281개 환경 기초시설업계가 시멘트공장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시멘트 업계가 처리하지 못하는 폐기물 상당량을 도맡고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대위 한 관계자는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 처리가 많은 양의 염소 분진이 발생한다"며 “2차 오염물질이 유발되고 폐기물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시멘트에 녹아들어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일으킬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생대위는 정부가 폐기물처리 실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안정적인 폐기물 관리 체계 로드맵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생대위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정부에서 시멘트 사업장에 반입되는 폐기물의 품질기준 적합 여부를 자율 기준에 맡기는 등 우리나라 폐기물관리법이 허용하는 폐기물 처분과 재활용 수단 중 관리가 가장 허술하고 2차 환경오염의 폐해가 극심한 시멘트소성로의 폐기물사용이 버젓이 재활용이란 명분으로 법과 제도의 특혜 속에서 폐기물 시장을 집어삼킬 기형적인 존재로 성장해 이 나라 환경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생대위는 정부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때까지 관계 단체들이 힘을 합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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