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600조' 시장 형성…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
[미디어펜=조성준 기자]폐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폐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값의 약 40%를 차지하는 고가인데다 재활용을 통한 탄소저감에도 일조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올해 7000억 원 규모에서 2025년 3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30년에는 12조 원, 2050년에는 600조 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인사이드 캡처


폐배터리 시장 성장은 수명을 다 한 전기차 폐차 증가와 직접 연결돼 있다.

전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 대에서 2040년 4227만 대로 폭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업계는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리튬, 니켈 등 광물을 재활용하면 배터리 소재 공급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북미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사이클(Li-Cycle)'에 지분 투자를 하는 대신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중국 코발트 생산 기업인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합작 법인을 설립해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을 추출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0년 천안·울산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을 재활용해 배터리 소재를 추출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공정을 거쳐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추출된 원자재는 삼성SDI에 공급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된다.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의 해외 공장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재활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최초 개발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을 뽑아내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에 포함된 양극재 금속인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회수하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기술을 결합한 국내 합작법인을 연내 설립하고 2025년 상업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구축이 곧 경쟁력이 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며 "친환경과 수익성 모두 충족하는 분야로, 순환경제 시스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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