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다음달 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3개여월 간의 임 회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을 관철시키기 위한 강한 의지가 눈에 띈다.
우리은행장 선임에 도입한 '은행장 선정 오디션 프로그램'은 깜깜이로 진행됐던 경영 승계 절차의 객관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은행장 선임과정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했던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간 해묵은 계파 갈등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추진력은 임 회장이 향후 입증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로 지목된다.
|
|
|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
업계에선 임 회장의 '조직쇄신' 의지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일성으로 "조직에 부족하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한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우리금융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으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빠르게 혁신하는 우리금융'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 '국민에게 힘이 되는 우리금융' 등 4가지 경영 키위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임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정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매뉴얼화했다. 기존 내부 논의 중심의 CEO 선임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사가 함께 심층 인터뷰와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을 토대로 CEO를 선정하는 오디션을 규정화한 것이다.
임 회장은 이를 통해 이달 초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낙점했다.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기업문화 혁신 주요 과제로 삼은 임 회장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으로 CEO 선정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다만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힌 목표에 대한 성과는 향후 입증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임 회장은 취임 당시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며 "위기 속 숨어있는 큰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유력하게 거론됐던 유안타증권 인수가 불발로 그치면서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선 이들 계열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1분기 9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NH농협금융(9471억원)에 업계 순위를 내줬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