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업계, 사고 수습 관련 비용 4000억~5000억 원 예상
현금성자산·자기자본·영업이익 창출력 등 고려 시 대응 가능
단기 영업실적 저하·투심 악화로 인한 PF 리스크 증가 불가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최근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에 대해 시공사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가운데 사고 수습 관련 비용에 대한 재무적 대응력은 충분한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단기 영업실적 저하를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 및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확대에 대해서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 GS건설 사옥 전경./사진=GS건설


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른 추가 부담 비용은 4000억~500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AA13-1·2BL 공공주택사업(검단 안단테)은 17개 동, 1666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고 GS건설·동부건설·대보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공정 약 59.8%가 진행된 상태다.

도급액은 총 2773억 원 규모로 이 중 각 사 지분율(GS건설 40%·동부건설 30%·대보건설 30%)에 따른 GS건설 도급액은 1109억 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착공 기준 GS건설 주택사업 수주잔고는 13조973억 원으로 절대적 규모 측면에서 해당 현장 비중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사고 현장은 GS건설이 철거 및 재시공을 사실상 결정한 만큼 관련 비용 대부분을 직접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도급금액 2773억 원과 철거비용, 지연보상금 등을 고려하면 추가 비용은 4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광주 화정아이파크와 비교해 사고 수습 관련 비용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5000억 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현장 평당 분양가는 약 1300만 원으로 광주 화정아이파크(약 1600만 원)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공사원가가 착공 당시인 2021년 9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고 가구수가 1666가구에 이르는 만큼 재시공비, 수분양자 지체보상, 피해보상비 등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대비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사고 조사 결과 시공뿐 아니라 설계 및 감리 원인도 밝혀진 만큼 해당 비용은 발주처인 LH 등과 배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현재 GS건설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GS건설 보유 현금성자산은 3조6815억 원, 자기자본은 5조4276억 원이다. 최근 5개년 평균 영업이익은 약 7567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풍부한 자본완충력에 기반한 재무안정성 및 최근 5개년 평균 영업이익 창출력 등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단기적인 실적 하락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추정 비용을 올해 2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할 경우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인한 단기적인 영업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고와 관련된 직접적인 비용이 4000억~5000억 원 수준에서 결정되고 장기간에 걸쳐 지출된다면 재무적 측면에서 감내할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실제 반영되는 비용 및 자금지출 수준과 재무실적 영향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앞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을 결정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본철거 32개월, 재시공 및 잔여시공 30개월 등 사고 수습기간을 약 5년으로 산정했다. 이와 관련한 2021년 4분기~지난해 1분기 재무지표 반영 비용은 3377억 원 수준이다.

사고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주경쟁력 및 투자심리가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GS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PF 우발채무는 1조6000억 원 규모다.

만기가 분산돼 있는 만큼 당장의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이번 사고로 인한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유동성 등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추후 발표될 행정처분 영향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과거 유사한 사례를 살펴볼 때 대외신인도 하락 및 서울시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 요인으로 인해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며 “이러한 경우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회사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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