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내년부터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보유하는 기업은 관련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
|
|
▲ 내년부터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보유하는 기업은 관련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금융위원회가 11일 예고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관련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가상자산 관련 거래 유형별 회계처리에 대한 감독지침을 제정하고,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주석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회계 기준서를 개정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가상자산 관련 일부 정보가 백서에 공개돼 있어도 이용자들이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앞으로 가상자산 개발·발행 회사는 해당 가상자산의 수량·특성과 이를 활용한 사업모형 등 일반정보를 포함해 가상자산의 매각 대가에 대한 수익 인식 등 회계정책과 그에 대한 회사의 판단까지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발행 후 자체 유보한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보유 정보와 사용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발행한 주요 5개 상장사(카카오, 위메이드, 넷마블, 네오위즈홀딩스, 다날)가 해외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주요 가상자산은 총 10종이다. 작년까지 유상매각한 가상자산은 8종(총 7980억원)이었고, 유상매각 후 수익을 인식한 금액은 3건(총 1126억원)이다. 발행 후 유통되지 않은 내부 유보 물량은 254억개로 발행물량의 81.7% 수준이다.
투자목적 등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한 상장사의 경우에는 가상자산의 분류기준에 대한 회계정책, 회사가 재무제표에 인식한 장부금액 및 시장가치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 약 30개 회사가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장사가 보유한 제3자 발행 가상자산의 시장가치는 2010억원 수준에 달한다. 앞으로 가상자산 사업자는 보유한 고객위탁 가상자산의 물량과 시장가치 등의 정보를 가상자산별로 공시해야 한다.
가상자산 보유에 따른 해킹 등 물리적 위험 및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 수준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주석공시 의무화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며, 이르면 내년 분·반기 재무제표를 통해 비교 표시되는 2023년에 대한 주석공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금융위는 가상자산 관련 거래 유형별 회계처리에 대한 감독지침을 제정했다고 이날 함께 밝혔다. 지금까지 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을 고객에게 매각하고 받은 금전 대가를 즉시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했지만, 이제 판매 목적이라면 회사가 가상자산 보유자에 대한 의무를 모두 완료한 이후에 가상자산의 매각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하도록 했다.
가상자산 및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출된 원가는 발생 시 비용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상자산 사업자가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을 보유한 경우 사업자의 재무제표에 어떻게 인식시킬지가 불분명했지만, 앞으로는 법적 재산권 보호수준 등 가상자산에 대한 경제적 통제권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금융위 측 관계자는 "앞으로 가상자산 회계처리가 보다 명확해지고 주석공시도 강화되는 만큼 회계정보 이용자의 입장에서 기업 간 비교 가능하고 신뢰성 있는 유용한 정보가 충실히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의견수렴을 거쳐 10∼11월 중 회계제도심의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의결 등을 거쳐 공표·시행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