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절차 감안해 이달 중순까지 결정돼야
최종 협상 불발 시 심의촉진구간 제시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2024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가 법정 심의 기한을 지나 2주째 이어져 오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가 3차 수정안으로 1만1540원과 9720원을 각각 제시했다.

   
▲ 최저임금위원회 로고. /사진=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지난 6일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비공개 제출했던 제3차 수정안을 공개했다.

이날 노동계는 지난 2차 수정안보다 460원 낮은 1만1540원, 경영계는 20원 높인 9720원을 내놨다. 격차는 종전 2480원에서 1820원으로 660원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견해 차가 큰 탓에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오늘이 초복인데 대표적 보양식 삼계탕이 평균 1만6000원 이상이고, 냉면 한 그릇은 1만2000~4000원선인데 1시간 일해서 냉면 한 그릇도 못 사 먹는다"며 "물가 잡겠다고 신라면 50원 내려 봤자 분식점에서 파는 가격은 똑같고 물가 공공요금은 안 내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고위인사가 발언한 9800원과 2년간 산식에 따른 1만원 이하 임금은 사회적 불평등 고착화 등 저임금 노동자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결국 최저임금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은 2000년 1600원에서 2022년 9620원으로 5배 이상 넘게 인상됐다"며 중위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28.7%에서 62.2%로 높아져 선진국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는 구조적 문제와 최저임금 인상이 별개라 하지만, 최저임금 고율인상은 소상공인 등에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타격임은 부인할 수 없다"며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저임금 단신근로자 생계보장'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한 만큼,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 경영 생활을 안정되도록 해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고시해야 한다. 이미 지난달 29일 자로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이의제기 접수와 재심의 기간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

최종 협상이 불발될 경우, 공익위원이 노동계와 경영계에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해 논의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에서 중재안을 제시해 표결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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