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2042년까지 사용가능"설화, 속마음 가능성
1년만에 반입량 26% 급감, 올해 추세로 5년 이상 시간벌어…최대 2048년까지
폐기물 효율적 처리로 '훌쩍 늦춰진 데드라인'…4자협의체 협상 토대 '흔들'
쓰레기는 더 이상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체인저'다. 쓰레기를 매립하고 감추고 덮는 시대는 저물고 쓰레기를 매개로 새로운 도약이 예고되고 있다. 그 중심에 오는 2025년 운영이 종료되는 수도권 매립지가 있다. 수도권 2600만 명의 쓰레기를 매립하던 수도권 매립지 운영이 행정적으로 종료된다고 쓰레기가 소멸될까.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이용하면서 수많은 갈등을 유발해 온 쓰레기 매립지 해결은 국가 경쟁력과 닿아 있다. 그래서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국가적인 현안이자 미래다.

님비와 핌비를 오가는 사이 문제해결의 주체인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현실적 대안부재를 이유로 주민 인천지역 주민반발을 잠재우는데 에너지를 소모해 왔다. 더 이상 '잃어버릴 시간'이 없다. 국민 모두가 동의할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2600만 명이 살아가는 수도권에서 나오는 쓰레기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여론의 딜레마 속에 '게임체인저'가 절실한 시점이다. 쓰레기는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다. 처리 혹은 재테크를 위한 신기술의 출현이 눈앞에 있다. 

미디어펜은 이번 연재를 통해 변화한 쓰레기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부적인 개선 방향 및 시민·기업·지자체·정부가 각각 해야 할 액션플랜이 제시될 것이다. 국내·외를 넘어 쓰레기 처리 및 에너지화에 선도적인 지구촌 사례를 통해 혜안을 얻고자 했다. 기획시리즈는 '8+α'로 구성됐다. [편집자주]

[쓰레기, 미래를 묻다⑩] 수도권매립지, 최장 '2048년'까지 사용 가능하다

   
[미디어펜 특별취재팀=김규태 기자] 수도권 주민 2600만 명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매립해온 수도권매립지에 대해 취재하다 보면 '2025년 운영종료'는 신성불가침이다. 인천시민은 물론 언론 역시 2025년 종료를 당연시한다.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사용연한 연장이 불가피하고 정부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도 암묵적 공감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인천시민의 극렬한 반대가 불보 듯 뻔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의도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11일 수원 도담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도지사·유정복 인천시장이 마주 앉아 수도권 공동현안 10개 과제 중 첫번째로 '수도권 폐기물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처리'를 꼽았을 때에도 여러 언론 보도에 인용된 연도다. 골든타임이 임박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숫자로,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을 드러낸다. 그러나 정부와 관련 지자체들의 움직임에서 절박함을 읽을 수 없다. 이는 수도권 매립지 사용연장이라는 숨겨진 신의 한수를 염두에 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본보가 취재한 결과, 이 '2025년'이라는 숫자는 산출한 근거부터 흔들린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과거 2015년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의 합의사항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본보가 합의사항의 근거인 반입량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제공하는 통계연감 및 연도별 반입량 현황 통계를 세밀히 계산해 본 결과 사용연한이 뒤집힌다. 

   
▲ 2023년 7월 11일 수원시 도담소에서 열린 '수도권 공동생활권 협력을 위한 경기-서울-인천 업무협약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청 제공

당초 통계자료는 서울·경기·인천이 함께 사용하는 3-1매립장은 2025년 8월이면 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올해 반입된 매입량 추세'를 분석한 결과 향후 7년 6개월(2023년 6월말 기준)은 더 매립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2030년 12월까지 아무 문제 없는 것이다. 수도권 폐기물 처리의 '데드라인'이 훌쩍 늦춰진 것으로, 향후 4자협의체의 협상 토대가 달라질 전망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대형 건설폐기물은 "0"

올해 반입된 매입량 추세는 월 평균 10만 9348.9톤(t)으로, 2021년 대비 45% 수준이고 2022년과 비교하면 74%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대비 올해 반입량이 26% 감소한 수치다.
하수 슬러지 등으로 실제 반입량의 20%(20.07%) 정도가 빠지고, 3-1매립장의 잔여 매립 가능량(2023년 6월 30일 기준)이 781만t인 점이 반영됐다.

   
▲ 수도권매립지 '연도별,월별 반입량' 통계. /제작=미디어펜(자료 출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실제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본보 취재에 "3-1매립장은 2018년 당시 하루 반입량 1만2000톤씩 매립하는 걸로 설계한 것"이라고 인정하며 "그것이 점차 대폭 줄어 현재는 5000~7000톤 수준"이라고 확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가 거듭될수록 매립량 감소추세에 대해 "그동안 큰 비중을 차지했던 대형건설폐기물 반입량이 제로이고 2021년 대비 2022년 반입량이 40% 넘게 줄었으며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라는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반입량을 기준으로 하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장 사용연한은 크게 늘어난다.

최종합의서, 106만㎡ 추가사용 명시해 연장가능성 높여

더욱이 2015년 당시 '4자 협의체 최종 합의서'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대체매립지 조성이 불가능하여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다.

현 3-1매립장(부지면적 103.3만㎡)을 지난 2018년 9월부터 사용해왔다는 점과 '올해 반입된 매입량 추세'를 감안하면, 매립지 잔여부지를 사용할 경우 본보가 추산한 2030년 12월 이후에도 17년 10개월간 더 매립할 수 있다.

매립지 잔여부지를 추가로 사용한다면, 수도권매립지 종료 시점은 최대 2048년 10월까지 늦춰지는 것이다.

   
▲ 수도권 매립지 위성사진 및 조감도. /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을 2042년까지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속마음을 들킨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이 발언 또한 수도권매립지 종료 시점이 실제로는 한참 뒤가 될 것이라는 암묵적 공감대를 근거한 것으로 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 2042년까지 사용가능 발언으로 설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지난 2020년부터 시행해온 시군구별 생활폐기물 반입 총량제 또한, 폐기물 반입량의 감소 추세를 더 확고히 굳히고 있다. 어떤 조건을 대입해 봐도 반입량 감소 추세는 불가역적이고 명확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본보의 취재에 "3-1매립장은 효율적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2025년에 종료된다는건 정해진게 아니다"라며 "특정한 연도가 정해져 있는건 아니다"라고 밝혀 수도권매립지 사용연한 연장에 힘을 실었다.

이 관계자는 "2018년 당시 반입량이 많았는데 당시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5년이면 거의 포화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던 것"이라며 "지역 환경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지역)정서가 있다 보니까 빨리 종료해야겠다는 (지역의) 염원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4자협의체의 합의 정신이 있기에 계속 (3-1매립장을) 쓰겠다는건 아니고, 매립을 최소화하면서도 대체매립지를 찾자는 배려의 정신이 담겨있다"며 "언제까지 (3-1매립장을) 쓸 수 있다고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