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9일 새벽 3시 30분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3시 30분경부터 3시 46분경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탄도미사일은 각각 55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이에 대한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항로를 남쪽으로 돌리면 평양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사거리다. 마침 전날 부산 작전기지에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입항해있고, 이는 서울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출범회의가 열린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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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잠수함 스프링필드(SSN 761)가 지난 2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 정박하고 있는 모습을 미 해군이 25일 SNS에 공개했다. 2023.2.25./사진=미국 태평양함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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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핵잠이 한국에 온 것은 1981년 이후 약 42년 만으로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전력 운용을 협의하는 첫날 상징적으로 등장했다. 이에 북한이 반발해 새벽에 기습적으로 정확히 미국의 전략핵잠을 겨냥하듯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들어온 미 SSBN은 핵탄두를 실제 탑재했다고 한다. 오하이오급은 사거리 1만2000㎞의 핵탄두를 담은 트라이던트-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0여 기를 탑재할 수 있는데, 전략핵뿐 아니라 전술핵을 쏘는 것도 가능하다.
18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NCG 회의 직후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미측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핵으로 공격할 경우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취할 것이며,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결연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미는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핵전략 기획을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 또 미국의 핵작전에 대한 한국의 비핵전력 지원을 위한 공동 기획과 실행 방안을 강구하고, NCG에서 핵과 관련한 다양한 도상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조율하고 이행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미 ‘김여정 담화’에서 예고된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7일 담화를 내고 “우리 앞의 현실은 자동응답기처럼 외워대는 대화가 아니라 우리 코앞에 날아드는 핵전략 폭격기와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하는 핵협의그루빠(NCG) 소집과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조선반도 수역에 진입하는 미 전략핵잠수함의 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주권과 영토완정을 침해하고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며 조선반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며칠 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이미 개시된 우리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2일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8형’을 시작으로 군사도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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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대표로 18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임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2023.7.18./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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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미 예견된 행동이다. 한미도 워싱턴선언 이행 차원에서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를 예고했고, 북한도 이에 대한 군사적 맞대응을 예고했다”면서 “과거에는 대규모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상황에서는 남북한 모두 훈련 등 군사적 움직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지금은 군사행동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19일 새벽 쏜 탄도미사일은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일 듯하다”며 “북한은 20일 아침 미군의 전략자산이 전개하는 남측 항구의 머리 위에 전술핵탄두를 터트리는 훈련을 했다고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순안에서 부산 쪽으로 발사하면 성주 사드 기지 인근을 통과해 최고고도 50㎞ 미만일텐데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북한의 하계 군사훈련기간이고, 전승절(정전협정일)을 앞두고 있어 점차 수위가 올라갈 듯하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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