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최근 카드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삼성페이 수수료 이슈가 삼성전자에서 유료화 계획을 철회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수익성 악화로 고심하던 카드사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진행 시 카드사의 비용 부담이 혜택 축소 등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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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이 삼성페이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공식 입장을 내고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를 결정했으며,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 예정”이라며 “국내 페이(Pay)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위해 최고의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부 계약 기간과 조건 등은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삼성페이 관련 계약의 자동 연장이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지난 3월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자 삼성페이도 유료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당시 삼성전자는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료화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들은 2015년 8월 삼성페이 도입 이후 매년 8월 제휴 계약을 연장해왔다. 사실상 자동 연장되는 개념이나 올해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변수가 생기게 된 것이다.
삼성페이는 그동안 간편결제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 스마트폰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그동안 한국에서 카드사에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페이 국내 도입으로 상황이 바뀌게 됐다.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결제액의 최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현대카드가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 중 가장 높은데, 중국의 5배 수준이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유사한 수수료를 책정하는 경우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연간 약 1000억원 상당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당시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에서 무리하게 애플페이를 끌어들이면서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생겼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방침을 유지하면서 카드사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카드업계에서는 삼성페이의 수수료 무료 정책 유지가 앞으로 남은 애플과의 협상에서도 카드사들이 보다 유리한 입장을 내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 1위 업체가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것이 애플과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며 “애플도 국내 시장에서의 기여를 고려해야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유료화되면 향후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도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나올까 걱정했는데 이 같은 우려도 덜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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