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가 북파공작원 출신이라는 사실이 재판 중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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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가 북파공작원 출신이라는 사실이 재판 중 밝혀졌다./사진=미디어펜 |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이날 주범 이경우·황대한·연지호와 범행을 공모한 유상원·황은희 부부 등 7명에 대한 2회 공판을 열었다.
공판에는 올해 1∼3월 피해자 A씨를 감시·미행하면서 동선을 파악해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가 증인으로 섰다.
검찰은 증인에게 "이경우가 북파공작원 출신이라는 건 아느냐. 이경우가 훈련도 받았다면 직접 (범행을) 하거나 넷이서 같이 하면 됐는데 왜 직접 하지 않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경우가 군에서 특수 훈련을 받은 경력이 있는데도 A씨를 직접 납치·살해하지 않고, 황대한과 연지호에게 범행을 맡긴 이유를 아느냐는 취지의 질문이다.
이에 이씨는 "북파공작원이었다는 것은 예전에 들었다"면서도 이경우가 범행 계획을 주도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를 미행하기 위해 집 앞에서 대기하다가 황대한에게 '이제 집에 가도 되냐'고 물으면 황대한이 '이경우에게 물어보겠다'고 해 대답을 기다렸다"고 했다.
검찰은 또 이씨와 연지호의 통화 녹취 중 '범행이 탄로날 경우 해외로 도망가야 한다'는 취지의 연지호의 말에 이씨가 "살인이란 증거가 없지 않냐"고 대답한 부분을 언급하며, 처음부터 주범 3인조와 함께 살인을 모의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씨는 "헛나온 말인 것 같다"며 A씨를 납치해 코인(가상자산)을 빼앗으려 했을 뿐, 살해하기로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지호가 이씨에게 "차량 렌트를 시킨 후 대전으로 넘어가면 땅 파서 바로 하려고 했다"고 말한 녹취에 대해서도 "영화에서처럼 A씨의 다리를 땅속에 묻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협박하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를 납치·살해한 뒤 매장하려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범행 전 황대한, 연지호와 함께 피해자가 암매장된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을 둘러본 이유에 대해서는 "그냥 둘러보려고 갔다", "범행에 이용될지 몰랐다", "연지호의 선산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해서 갔다"고 얼버무렸다.
연지호로부터 "친척 농장에 곡괭이가 있고 그걸로 매장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냐는 검찰과 재판부의 질문에는 "들었던거 같기도 하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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