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LG화학이 2차 전지 원료·소재 등 신사업으로의 무게추 이동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전통 업종으로는 미래 가치를 펼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수익성이 나지 않는 분야를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에 올인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인 27일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14조5415억 원, 영업이익 615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 8149억 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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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이 미래 신사업으로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본사./사진=LG화학 제공 |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등 자회사 실적을 제외하면 LG화학은 매출 6조9448억 원, 영업이익 968억 원을 기록해 석유화학 불황을 타격을 직접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LG화학은 이 같은 불황을 타개하고자 기존 주요 석유화학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은 최근 정기보수가 끝났지만 가동을 중단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합성고무, 건축자재 등의 기초 원료 물질로, 화학 산업의 기초 소재와 같다. 지난 2021년 공장이 완공된 후 연간 8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정을 보유했지만 업황이 계속 부정적인 흐름을 보여 더 이상 생산을 유지하는게 손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틸렌을 포함한 석유화학 제품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중동 업체들도 풍부한 원유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경쟁이 심화됐다.
LG화학은 NCC 매각설도 제기됐으나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등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 유력해 대규모 공장을 선뜻 매입하겠다고 나서는 업체를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LG화학 변기대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자산 매각 관련해서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석유화학 사업은 당사의 중요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대신 배터리 원료·소재에 미래를 걸고 있다. 배터리 소재업은 친환경 소재, 바이오(신약)와 함께 LG화학 3대 신성장 동력에 해당하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영석 첨단소재 경영전략 담당은 "당사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에 따라 적격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전체 벨류체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화학은 미국향 제품의 비중이 높아 원활한 IRA 대응 차원에서 미국 FTA(자유무역협정) 내 다수의 업스트림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IRA에 맞춰 해외 광물 조달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핵심광물을 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현지 업체와 투자·공급계약을 맺는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안정적인 배터리 광물 수급을 바탕으로 분리막,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분리막의 경우 IRA 보조금 적용을 받으려면 2029년까지 100% 현지화를 이뤄야 하는데, 2027년까지 북미 현지 공급체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는 라인업 다양화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LFP(리튬인산철)와 미드니켈은 2026년, 망간리치는 2027년 양산을 하는 게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도 개발 중이다. 이밖에 미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전해질 등 배터리 소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3대 신성장 사업 육성을 통해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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