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덕성‧모비스 등 뉴스 향방에 따라 '급등락'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동안 2차전지 테마로 들썩였던 국내 주식시장이 이달 들어서는 ‘초전도체 테마’로 한껏 들뜬 모습이다. 고려대 창업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지난달 27일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논문을 발표한 이후 온갖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며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 한동안 2차전지 테마로 들썩였던 국내 주식시장이 이달 들어서는 ‘초전도체 테마’로 한껏 들뜬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테마주 수급의 흐름이 2차전지에서 초전도체 쪽으로 급격하게 옮겨온 모습이다. 오랫동안 과학계에서 ‘꿈의 물질’로 언급되던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감에 불이 붙은 데에는 고려대 창업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지난달 27일 논문을 공개한 일이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이후 서남, 덕성, 모비스 등이 ‘초전도체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3130원으로 시작한 서남 주가는 현재 1만1000원 근처까지 급등한 상태다. 특히 이달 들어 지난 1일‧2일‧3일 3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이날인 4일 단기과열에 의한 거래정지 조치됐다.

이밖에 덕성도 3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모비스 주가도 테마 초기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외 신성델타테크‧원익피앤이 등이 주요 테마주로 언급됐지만 지난 3일 무렵부터는 아주 사소한 연관성만으로도 ‘초전도체 테마주’가 난립하면서 시장 혼란이 극대화됐다. 

초전도체 테마주 급등은 개인투자자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뇌동매매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서남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지난 3일 기준 시가총액 2450억 규모의 이 회사는 거래정지 직전인 8월3일 2675억원 규모의 거래대금을 나타냈다. 거래 대부분은 개인투자자 매매로 집계됐다. 덕성‧모비스‧신성델타테크의 상황도 비슷하다.

개인투자자들의 열광에는 2차전지 테마주와의 맥락이 섞여 있다. 시장에 초전도체 얘기가 확산된 시점은 공교롭게도 2차전지 테마 대표종목인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53만9000원을 찍고 내려온 지난달 26일 직후였다. 

2차전지 테마가 끝났을지 모른다는 우려와 급등세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뒤섞이면서 신선한 테마로 보이는 초전도체 테마에 급격한 매수세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정작 상온 초전도체의 실체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초전도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최근 상온 초전도체로 거론된 물질 ‘LK-99’에 대해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초전도체의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4일에는 초전도체 테마가 급락세를 나타내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모아서 정리해 발표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테마주 수급에 다시 한 번 영향을 줬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