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비블리오테라피(독서치유)는 자신을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자기 위안과 자기 발전과 교양의 목적 등 다양한 책 읽기는 온전히 자신을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자신만큼이나 소중한 이와 사랑을 나누며 정서적 교감을 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
그러나 사랑이 없으면, 사랑으로 엮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웅얼 거림에 불과하다. 수 많은 청각을 자극하는 하나의 소리에 불과하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충만한 사랑을 표현할때만 소망과 기적의 치유가 따른다. 나를 살린 독서가 되고 너를 살린 낭독이 되며 진리의 빛을 찾는 지침서가 나왔다.
'요즘 저는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립니다'는 책이다. 저자 김소영은 삶의 간증과 함께 독서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읽은 내용들을 카카오 작가 플랫폼 '브런치'에 연재한 에세이를 묶은 것이다. 저자는 화려한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던 시절도 행복했지만, 이후 딸로서, 엄마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겪은 세상은 더욱 배울 것이 많고 다양하고 폭 넓은 곳이었다고 말한다.
불의의 사고로 13년째 병상에 누워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아버지와 그런 남편을 돌보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소통의 마음으로 2년째 ‘책을 읽어주는 딸’이 된 사연이 가슴을 울린다. 저자는 순종한 자리에서 자신과 가족들이 살아났듯,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 심어 놓은 빛을 사람들이 찾고 치유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사고 이후로 가정에 닥친 고난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없었다. 그날 이후로 고난과 관련된 책은 눈에 띄는 대로 구해 읽었다"며 "마음속에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하나님은 책을 통해, 때로는 성경을 통해 말씀해 주시고 치유해 주셨다"고 고백한다. "그 치유함을 부모님께도 나눠드리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딸로서 해줄 수 이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아버지 옆에서 책 낭독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유명 잡지사의 소위 잘 나가는 여성 CEO였던 저자가 가족의 사고로 풀어낸 간증류의 에세이집일 것이란 선입견은 책장을 넘기면서 점차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어머니가 전하는 "딸의 책 읽어 주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하나님의 '힘내거라' 하시는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화도 났지만, 지금은 이조차 감당하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라며 '낭독의 힘' 체험을 들려준다.
저자가 읽어준 책의 목록은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와 같은 소설에서부터 류시화의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마라', 나태주의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의 시집, 손웅정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와 같은 에세이집, 존 번연의 '천로역정'과 같은 고전까지 다채롭다.
요한복음, 창세기, 출애굽기 등의 성경에서부터 저자가 아버지께 꼭 들려드리고 싶었던 로마서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가장 주고 싶었던 사랑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것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화려했던 CEO를 내려놓고 막다른 곳에 이르니 하나님이 마련하신 눈 부신 나의 자리가 있었습니다"라고.
저자는 "이 책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두 분 부모님"이라며 "성공을 향해 삶의 무게를 혼자서 이고 지고 버텨 가던 시기에 예기치 않게 다다른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삶의 주인되신 하나님이 성경과 책에서 보여 주신 이야기를 통해 내 안의 빛과 길을 찾고, 주변과 진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고 감사해 한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는다. "독서를 통해 여러분 또한 인생의 간절한 질문들을 하늘에 쏘아 올릴 수 있게 되기를, 답을 구하는 여정에서 영혼의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을 수 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라며 따뜻함을 전했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는 추천사를 통해 "관점이 바뀌고 내면이 성숙하는 과정을 담담히 담아내는 글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도 위로가 전해집니다", 조정민 베이직교회 담임목사는 "이 시대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회복이 필요한, 삶의 여정에서 막다른 길에 부딪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일깨운다"고 평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