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는 21일 폭우 피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고(故) 채구슨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대통령실 등 윗선의 외압으로 볼 정황이 많다며 공세를 폈고, 여당은 수사단장의 항명이라며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국방부에서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참석했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방송 등에 출연해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결과를 이첩하는 과정에서 유 법무관리인이 '특정 혐의와 인물을 제외하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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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정점식,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3.8.2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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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장관 등이 직접 개입한 사건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정황들이 많다"라며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유 법무관리관을 향해 "박 대령은 외압을 느낀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라며 "이첩하는 게 본인(박 대령)의 역할인데 5번이나 전화해서 이래라 저래라 한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도 "수사단장 입장에서는 '우리가 계속 혐의를 기재해서 넘겼는데 양식도 그렇게 돼 있는데 왜 갑자기 혐의를 기재하지 말라'고 그러지 (의구심 가질 수 있다) 외압으로 느낄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항명'으로 규정하며 정쟁 시도라고 맞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은 해병대의 수사단장이 항명을 한 사건"이라며 "초동수사만 된 걸로 민주당이 (외압으로) 덮는다, 특검으로 간다고 하는 건 이재명 방탄을 위한 정쟁 시도"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형수 의원도 "장관은 처음에 결재할 당시 초급 간부들한테까지 형사 책임을 지우는 게 맞느냐며 법무관리관에게 검토해보라고 한 것"이라며 "해병대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8월3일 장관 복귀 시까지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의원은 박 대령에 대해 "이첩 보류 지시에 문제가 있다면 장관이 복귀한 후 정당한 절차에 따라 따지면 될 문제"라며 "그런데 득달같이 갑자기 방송 인터뷰를 하는 게 그동안 명예롭게 살아온 군인이 해야 할 모습인지 의심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신 차관은 이날 외압 의혹에 대해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국방부의 그 누구도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특정인을 제외하라거나 특정인들만 포함하라는 등의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유 법무관리관도 '박 대령과 업무상 과실치사와 관련된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빼라는 내용의 통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박용진 의원의 '외압을 일절 말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외압을 한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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