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폐플라스틱 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기름으로 바꾸는 '열분해유'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열분해유 기술이 궤도에 오르면 탄소중립을 위한 재활용 방안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서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현재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열분해유 등 두 가지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석유화학 업계는 열분해유 기술 개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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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플라스틱을 화학적 재활용해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과정 예시./사진=LG케미토피아 홈페이지 캡처 |
열분해유란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고열로 가열해 만든 기름이다. PP나 납사 등을 추출해 새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연료로 쓸 수 있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에너지원으로 변환시킬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과 연료 생산의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석화업계에서는 LG화학과 한화가 이 분야에 가장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충남 당진에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하는 원료인 열분해유 공장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2만t 규모로 짓고 있다.
당진공장에는 고온, 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서는 ㈜한화 모멘텀 부문이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저온 열분해 유화 기술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열분해 시설 실증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폐플라스틱·폐비닐로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재생나프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열분해유가 뜨면서 제도 정비 움직임도 시작됐다. 열분해유는 그동안 업계 관심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머무른 제도 탓에 연료로 인정받을 길이 없었다.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은 최근 석유정제업자가 폐플라스틱 등을 원유와 희석해 석유화학 및 정제 공정에 투입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의 석유 및 석유정제업에 대한 정의에서 ‘석유’는 원유, 천연가스 및 석유제품으로 규정하고, ‘석유정제업’은 석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으로 규정해 왔다.
이에 열분해유 등은 석유에 포함되지 않아 사업 근거가 없었으나 개정안이 향후 국회에서 통과되면 관련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의원은 현행법에 ‘친환경 원료’의 정의를 새롭게 신설하고, 관련 사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건전한 발전 지원 문구를 추가해 근거 마련, △온실가스 감축 지원사업을 구체적으로 명시, △친환경 원료투입 허용, △석유정제업자가 친환경 원료를 정제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한편,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는 미래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여겨지며 글로벌 경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관련 제도의 선제적 마련도 이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세계각국의 플라스틱 관련 정책이 재활용을 촉진하는 미래 중심적으로 강화되면서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약 60조 원으로, 연평균 7.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27년 약 83조 원, 2050년에는 6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열분해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은 분명하나 관련 업체들이 이미 개발에 착수한 분야다"라며 "제도적 뒷받침이 된다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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