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차' 레이 EV가 5년 만에 다시 출시됐다. 대형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위축되고 있는 국내 경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012년 레이 EV 1세대를 출시했지만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91km로 짧았고, 충전 인프라도 부족했던 탓에 2018년 단종된 바 있다.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하면서 경차 시장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경차 3종의 판매량은 6만9744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대비 3.0% 감소한 수준이다.
레이는 경차 시장 축소에도 불구하고 차체 대비 넓은 공간 활용으로 인기를 얻으며 판매량이 늘었다. 레이는 3만206대로 14.5% 증가했다. 반면 캐스퍼는 2만4697대로 11.8% 줄었고, 모닝은 1만4841대로 15.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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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기아 레이 EV./사진=기아 제공 |
기아는 지난달 초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모닝'을 선보였다. 신차급으로 변경한 외장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편의 사양을 갖춘 모델으로 기대가 컸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모닝의 7월 판매량은 1864대로 전월보다 14.9% 감소했다.
기아는 이날 '더 기아 레이 EV'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공식 출시는 다음 달이다. 이번 모델에는 레이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14인치 알로이 휠과 깨끗한 면 중앙에 육각형 충전구를 적용한 전면부 센터 가니쉬(중앙부 장식) 등 EV 전용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레이 EV는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배터리 전방 언더커버 적용으로 공기역학 성능을 개선해 복합 205kmㆍ도심 233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14인치 타이어 기준 5.1km/kWh의 복합전비를 달성했다.
150kW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7kW급 완속 충전기로 충전 시 6시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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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기아 레이 EV./사진=기아 제공 |
레이 EV의 트림별 가격은 4인승 승용 △라이트 2775만 원 △에어 2955만 원, 2인승 밴 △라이트 2 745만 원 △에어 2795만 원, 1인승 밴 △라이트 2735만 원 △에어 2780만 원이다.
기아 관계자는 "레이 EV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기반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도심 엔트리 EV로서 전동화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스카 대표주자인 레이는 다른 경차 대비 훨씬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어 특히 캠핑 등 다양한 여가 및 레저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뜨겁다. 경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레이의 명성을 레이 EV가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레이는 박스카라는 개념으로는 유일한 차량으로 오토캠핑부터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면서 "처음에 레이가 나올 때는 기아의 모닝과 중첩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레이는 레이만의 독특한 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고 가격을 낮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 레이 EV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레이만의 특화된 시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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