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를 시도했으나 또다시 실패한 사실을 즉각 공개했다. 북한은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세워서 10월에 3차 발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 광명성 2·3호 실패 당시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 작동하고 있다는 거짓 발표를 한 적도 있지만 이번엔 발사한지 2시간 25분만에 신속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약 한달여 뒤인 10월에 재발사를 예고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1차 발사를 단행했으며, 이번 2차 발사는 85일만에 이뤄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러시아 기술진의 조력을 받을 가능성 등을 예상하면서 지난 1차 발사 실패 이후 기술이 진전됐으며,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류를 진단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고 다음 발사 시점까지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런 반면, 통상 우주로켓 발사에 실패하면 최소 6개월 이상에서 1년까지 면밀한 조사를 거쳐야 재발사가 가능한데도 북한이 군사적 필요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치일정에 맞춰서 ‘김정은의 국방치적’을 알리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먼저 북한의 기술이 일부 진일보한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는 지난 실패 원인은 2단이었으나 이번엔 3단에서 실패한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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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전날 저녁 우리군에 의해 인양된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2023.6.16./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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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말한 비상폭발체계는 비행종단시스템(Flight Termination System)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우주에 올라간 뒤 3단 로켓에 이상이 발생해서 지상명령으로 폭발시킨 것이 아니라, 기술적 오작동이 발생해 의도치 않게 비상폭발체계가 폭발해하여 3단 로켓이 폭발했고, 동시에 3단에 장착된 위성도 소실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침수된 평안남도 안석간석지를 찾아 김덕훈 내각총리 등을 콕 집어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하게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처럼 간부들을 탓하고 다그치는 기조를 이어가면서 위성발사에서도 과욕을 부리고 있을 수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성급한 위상 발사 재시도가 8월 18일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공약과 현재 실시 중인 을지프리덤쉴드(UFS) 한미연합연습에 대응하는 한편,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주장처럼 실제로 비행경로를 봐도 3단 점화와 비행까지는 성공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과연 북한이 발사의 모든 과정을 제대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1차 발사의 실패를 수정하기 위한 작업은 있었지만 로켓 자체를 고치면 엄청나게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어 가장 단시간에 수정이 가능하도록 접근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 연구위원은 “자폭장치가 제멋대로 작동한 것부터가 신뢰성이 낮다는 증거이다. 정밀가공능력의 한계를 가진 북한이 일정 성능 이상의 정밀도로 우주발사체를 가공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북한의 ICBM 기술도 의문시 된다. 천리마 1형은 화성 15형의 추진체계를 활용한 발사체로 외부 형상만 일부 변경했을 뿐 화성 15형과 상당 부분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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