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을 8개월 앞두고 국회에서 ‘중앙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3·8 전당대회 당대표 불출마 선언 이후 7개월 만이다. 나 전 의원이 내년 총선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는 구원투수 역할을 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나 전 의원은 24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 포럼을 열었다. 그는 행사 시작 전 ‘수도권 위기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도권은 항상 위기이자 기회였다"라며 "항상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올지는 선거까지 계속 지켜봐야 하는 거다.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행보를 두고 총선을 앞둔 몸풀기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동안 사실은 지역에서 정말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해 왔다. 그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하면서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됐고 그 내일을 함께 고민하는 전문가 분들과 싱크탱크를 만들어서 앞으로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고 답했다.
|
|
|
▲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포럼에서 나경원 이사장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김병준 전경련 고문 등과 발언을 듣고 있다. 2023.8.24 |
하지만 나 전 의원은 전국구 인지도는 물론 수도권에서 18대~20대까지 내리 4선을 지낸 여권 거물급 정치인이다. 나 전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 대표는 “나 전 의원은 보수당의 아이콘이고 최고의 리더”라고 치켜세우며 “계급장이 있어야 일을 하지 않겠나. 계급장을 빛나게 반짝반짝 달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최선두에서 앞장서기를 기대한다”라고 힘을 실었다.
윤 원내대표는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정치 자산이고 앞으로 더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큰 일을 하실 분이라 믿는다”라며 “열정을 가지고 힘찬 출발을 하시는 것 같아서 정말 기대되고 원내에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도 “포럼을 창립한다고(해서) 왔는데 오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창당을 하거나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는 출정식인가 싶었다”며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지명도를 가진 분”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의 등장이 이처럼 주목 받는 이유는 최근 여권 내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위기론’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참패해 수도권 121석 가운데 16석만 겨우 가져왔다. 내년 총선 승패는 수도권에 달려 있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민주당과 대적할 만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부재한 상태다. 전국구 인지도는 물론 수도권에서 4선을 지낸 나 전 의원에 대한 역할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나 전 의원은 포럼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총선 관련 지원) 요청도 없는데 이야기할 건 아니다”라면서도 “항상 당의 승리를 위해 당인으로서 늘 봉사할 자세는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당에서 해당 요청이 오면 역할을 수행할 의향도 있나'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나 전 의원은 “우리가 항상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당 사람들) 모두가 합심하는 게 중요하고 각자 자기 영역을 잘하는 것도 중요한데, 당인으로서의 책임은 늘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당 지도부는 물론 원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에서는 김기현 당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원내에서는 김병욱 김성원 박성중 배준영 송언석 안철수 윤두현 윤상현 윤창현 이명수 이헌승 정경희 조명희 조은희 조해진 최승재 최춘식 허은아 이만희 정희용 의원 등이 자리했다. 원외에서는 나 전 의원 원내대표 시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도 참석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