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5개월 연속 증가…주택관련 대출 영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대 7%에 육박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의 주요자금 조달원인 은행채 금리가 오른 데가 향후 채권시장 전망도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대 7%에 육박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0~6.318%, 변동형 금리는 연 4.05~6.949%로 집계됐다. 당분간 은행채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한 달 사이 6조원 가까이 늘며 잔액 기준 최대를 경신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68조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에 비해 5조9553억원 늘며,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 2조3000억원, 5월 4조2000억원, 6월 5조8000억원 7월 6조원으로 매월 가파르게 확대됐다. 주담대는 올해 2월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제외하면 3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한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 폭을 키운 것은 주택 관련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고 있음에도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오름세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아 주택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9만1000호에서 올해 1분기 11만9000호, 올해 2분기 15만5000호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화당국 수장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집값 바닥과 금리 하락 기대감에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불어나자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영끌족'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1~2%대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해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걱정스러운 것은 집값 바닥 인식으로 이자율이 낮아질 것이란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며 "지난 10여년간 금리가 굉장히 낮았고 젊은 세대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해서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지난 3월에도 "부동산은 대마불사(大馬不死), 불패 신화로 꼭 성공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이자율 등을 생각할 때 젊은 세대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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