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이보라 기자] 부동산시장 회복세와 맞물려 가계대출이 빠르게 급증하면서 금융권을 향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를 지목하면서 업계도 이들 상품을 앞다퉈 거둬들이거나, '나이 제한' '한도축소' 등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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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 회복세와 맞물려 가계대출이 빠르게 급증하면서 금융권을 향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DB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7일까지 카카오뱅크, 11일부터 14일까지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나선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아 이번 대상에서 빠졌다. 금감원이 인터넷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인터넷은행들이 가계대출 심사 과정에서 여신 심사·리스크 관리를 관련 규정에 따라 제대로 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대출 심사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데 주목하고 있는 금감원은 특히 비대면 심사 과정에서 필수 서류 심사가 누락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공급확대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가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최근 공격적으로 주담대를 취급해 왔다.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13조2960억원에서 6월 말 17조3220억원으로 4조260억원(30.3%) 늘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2조293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1조4070억원(61.4%)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곳에서만 상반기 동안 5조436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1조7408억원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50년 만기 주담대의 경우 차주별 총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목되면서 업계도 관련 상품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대출 만기가 늘어나면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든다. 월 상환액이 줄어들면 차주별 DSR 규제 하에서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은행권에선 NH농협은행과 경남은행이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고, SH수협은행과 대구은행은 '만 34세 이하' 대출자에게만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보험업계도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까지 이들 상품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해당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올해 초 보험사 최초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선보인 한화생명은 지난 1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지난 4일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지난달 상품을 선보인 이후 한 달만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 중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곳은 없어졌다. 다만, 기존에 취급했던 40년 만기 상품은 그대로 유지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은행과 우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함에 따라 정확한 지침이 있을 때까지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당국의 지침을 확인한 이후 시스템 개선을 거쳐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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