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공매도 부추길 것" 우려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국내증시 최고의 테마주 섹터 중 하나였던 2차전지 상승세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2차전지 업종의 하락전망에 투자할 수 있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온다. 반도체 섹터에 대해서도 유사한 성격의 인버스 ETF가 준비 중이다. 일각에선 공매도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 올해 국내증시 최고의 테마주 섹터 중 하나였던 2차전지 상승세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2차전지 업종의 하락전망에 투자할 수 있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온다. /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업종별 인버스 ETF’가 상장된다. 가장 처음으로 상장되는 업종은 국내 증시의 ‘뜨거운 감자’인 2차전지 업종이다. KB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KBSTAR 2차전지TOP10 인버스 iSelect’ ETF를 상장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가 하락할 때 일일 변동률을 마이너스(-) 1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의 이번 상품은 아이셀렉트(iSelect) 2차전지 TOP10 인버스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았다.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이 지수에서 비중이 높은 10개 종목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엘앤에프, 고려아연, 코스모신소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다. 

투자자들은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위 에코프로 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가 들어있다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들 종목은 거의 올해 내내 공매도 세력과의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의심과 공매도 공격 속에서도 에코프로는 끝내 지난 7월26일 장중 150만원을 넘겼고, 지금은 다시 100만원선 언저리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차전지 섹터의 아이콘이자 심리적인 ‘코스닥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에코프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횡보, 이달 하락세가 뚜렷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상승 여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에코프로가 떨어져야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니 일각에선 공격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주식카페 등에서는 심지어 KB자산운용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댓글까지 발견되기도 한다.

한편 업계는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도 인버스 ETF를 준비 중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반도체 종목들의 상승‧하락에 투자하는 ETF를 각각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버스 혹은 레버리지(2배수) 상품을 내놓기 위해선 반드시 1배 정방향 상품이 있어야 한다. 다만 반도체 섹터라는 게 정해졌을 뿐 아직까지 구성종목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TF 상품들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상품군이 다양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예를 들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은 개인투자자들의 단골 매수 ETF이기도 하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업종 인버스 ETF가 해당 섹터 공매도를 유도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품군이 다양해지는 과정에서 시기의 문제였을 뿐 언젠가는 나왔을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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