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한 태양광 패널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전략이 막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한화큐셀 등 한국 태양광발전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7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미국 관세를 피하고자 동남아시아를 통해 태양광 패널을 미국으로 우회 수출한 의혹을 받는 5개 중국 태양광발전 기업을 상대로 내년 6월부터 최소 3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5개 업체가 편법적으로 수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목된 기업은 BYD홍콩(캄보디아 법인), 트리나솔라(태국 법인), 뉴이스트솔라(캄보디아 법인), 캐내디언솔라(태국 법인), 비나솔라(베트남 법인) 등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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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주 달튼(Dalton) 공장./사진=한화큐셀 제공 |
이 업체들은 동남아에 생산거점을 두고 태양광 패널을 생산한 뒤 미국에 수출해왔다.
적발된 5곳의 태양광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8.5~10GW 규모로, 미국의 한해 패널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셀과 모듈에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30%의 반덤핑 관세를 책정했다.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입은 중국 업체들은 이후 높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 이후에도 우회 수출 중인 중국 기업들을 찾아내 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태양광발전 업체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우리나라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태양광발전 사업자인 한화큐셀은 조사 대상에 오르기는 했으나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한화큐셀은 미 상무부의 조사 대상에 오르자 말레이시아 공장이 관세 회피 목적으로 건설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설립 시점 또한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반덤핑 관세를 검토하기 시작한 2014년 이전이어서 논리적으로도 규제 취지와 관계 없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게되면 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강도높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이 중국의 태양광발전 분야를 견제하는 동시에 자국 중심의 태양광 공급망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 등 우리나라 태양광 업체들은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규제에 발목잡힌 사이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북미 중심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태양광 규제 의지가 확고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이미 북미 시장에서 한화큐셀 제품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북미 최대 태양광 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 중이다.
또한 업황이 좋지 못한 국내 사정을 감안해 충북 음성 공장 생산물량을 축소하는 대신 미국 조지아 달튼 공장 시운전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1.4GW 생산라인은 지난 7월 시운전을 시작했으며 2.0GW 라인도 하반기 중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한화큐셀을 제외한 국내 업체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 향후 미국의 추가 규제가 나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공개한 규제는 중국이 장악한 태양광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은 국내 태양광 업계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장이 변할 수 있는 만큼 기술 개발을 지속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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