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금융업계에선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을 제한하는 등 취급 문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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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금융업계에선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을 제한하는 등 취급 문턱을 높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4일 오후 6시부터 보금자리론을 제외한 주담대 상품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40년으로 단축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6일 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40으로 조정했다. 50년 만기 상품을 내놓은지 한 달 만이다. NH농협은행도 2조원 한도 소진을 이유로 지난달 31일을 마지막으로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올해 1월 Sh수협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사들도 앞다퉈 상품을 선보였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을 늘어나지만, DSR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에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10일 열린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지난 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5조4000억원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를 꼽았다.
이에 은행권에서 해당 상품의 취급을 중단하거나 나이를 제한하는 등 50년 만기 상품 지우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분위기다.
SH수협·대구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만 34세 이하' 대출자에게만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보험업계도 한화·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현재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한 곳도 없다.
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아 업권의 관리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을 쓰거나, 비대면 주담대 과정에서 소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조만간 해당 상품의 DSR 산정 기준 변경 등의 규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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