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카멜레온', 포르쉐 카이엔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가장 적합한 단어인 듯 하다. 카이엔은 서킷에서는 스포츠카다운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공도에서는 '데일리카'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드러냈다.
지난 1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 행사에서 신형 카이엔(3세대 부분 변경)을 트랙과 온로드에서 직접 주행해 봤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포르쉐의 대표적인 주행 체험 프로그램으로 포르쉐는 이날 행사장에 신형 카이엔을 비롯해 911, 718 박스터, 파나메라, 타이칸, 마칸 등을 독일에서 직접 공수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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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카이엔 3세대 부분 변경 모델./사진=김연지 기자 |
브랜드 사상 가장 광범위한 업그레이드를 거친 신형 카이엔(3세대 부분 변경)은 최근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에 선보이는 모델은 카이엔, 카이엔 쿠페, 카이엔 터보 GT 총 3종이다.
신형 카이엔은 외관 디자인 변화는 적지만 완전히 새로워진 실내 인테리어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은 스티어링 휠 주변에 배치하고, 스티어링 휠 뒤 왼쪽 레버에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시스템 작동을 위한 기능을 추가했다. 자동변속기 셀렉터 레버는 대시보드에 위치해 우아한 블랙 패널 디자인의 에어 컨디셔닝 컨트롤러와 물건 보관을 위해 더 커진 센터 콘솔 공간을 제공한다.
운전석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독립형 디자인과 가변형 디스플레이 옵션을 갖춘 12.6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다. 옵션 사양으로 최적화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제공한다. 대시보드에 통합된 기본 사양의 12.3인치 센트럴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PCM)를 통해 다양한 차량 기능들을 제어할 수 있다.
조수석에는 10.9인치 디스플레이가 카이엔 최초로 옵션으로 제공된다.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보이지 않도록 만든 특수한 필름이 부착돼 주행에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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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카이엔 3세대 부분 변경 모델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3리터 V6 터보 엔진의 신형 카이엔은 최고출력 360마력(PS), 최대토크 51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 km/h까지 가속하는데 카이엔은 6초, 카이엔 쿠페는 5.7초가 소요된다. 두 모델 모두 최고속도는 248km/h다. 터보 GT는 온로드 성능을 더욱 극대화했다. 4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673마력(PS)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단 3.3초면 된다. 최고속도는 305km/h에 이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스펜션이다. 신형 카이엔은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를 포함한 스틸 스프링 서스펜션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한다. 새로운 쇽업소버는 2밸브 기술 적용을 통해 리바운드와 컴프레션 스테이지가 분리돼 모든 주행 상황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저속 주행에서의 승차감과 역동적인 코너링 시 핸들링, 그리고 롤·피치 제어가 현저히 개선됐다.
트랙에서 카이엔과 카이엔 S를 번갈아 주행하며 차량을 성능을 직접 체험해봤다. 부분변경 카이엔 S는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은 모델으로 행사를 위해 준비된 차량이다.차량을 탑승하기 전에는 육중한 몸체의 카이엔이 서킷에서의 묘미를 살릴 수 있을 지 의아했다. 하지만 준대형 SUV 차량이 트랙에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다. 공차중량 2195kg에 달하는 육중한 몸을 가졌음에도 카이엔의 가속력은 폭발적이었다.
가속 구간에서는 시원한 질주가 가능했다. 높은 차체 대비 흔들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우려했던 것은 코너링 구간이었는데 쏠림 현상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과하지 않았고, 금방 균형을 잘 잡아줬다. 이날은 운전석과 동승석을 번갈아 탑승했다. 서킷 주행에서는 특히 조수석에 탑승 했을 때 차량의 흔들림이 많거나 가감속시 꿀렁임이 있으면 체력 소모가 크고, 멀미가 나기도 하는데 이날 카이엔 시승에서는 멀미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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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엔 S./사진=김연지 기자 |
공도 주행에서는 트랙에서의 카이엔과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카이엔의 정숙함이었다. '이렇게 조용할 수 있나'싶을 정도로 주행 시 거슬리는 소리가 없었고, 다소 거친 노면과 요철을 지날 때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정숙성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승차감이었다. 좀 전에 트랙에서 탔던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도심에 어울리는 차로 바뀐 카이엔의 부드러운 승차감에 놀랐다. 왜 사람들이 카이엔을 선택하는지, 왜 데일리 스포츠카라고 하는지 비로소 깨닫는 순간이었다.
길지 않은 공도 코스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브레이킹 세션'을 체험했다. 브레이킹 세션을 통해 포르쉐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런치 컨트롤은 엔진의 RPM을 인위로 올려 정지 상태에서 차를 가장 빠르게 출발시키는 방법이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설정한 뒤 왼쪽 발로 브레이크를 끝까지 밞은 채로 오른쪽 발로 엑셀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론치 컨트롤 모드가 활성화 된다.
계기판에서 런치 컨트롤이 활성화됐다는 안내를 확인한 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량은 앞으로 빠르게 튕겨나갔다. 일정 거리를 빠르게 가속한 뒤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쏠림이나 흔들림 없이 완벽하게 제동됐다. 급 제동을 걸었을 때는 차량이 스스로 비상등을 점멸시켰다.
런치 컨트롤은 순간적으로 차량의 힘을 끌어내는 기능으로 차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하지만 포르쉐 관계자는 "보통은 이 기능을 여러번 사용하게 되면 차에 무리가 올 수 있지만 포르쉐는 여러번 사용해도 차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차의 기능에는 무리가 없지만 타이어 손상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포르쉐는 엄선된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며 타이어에 손상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생각만큼 무리를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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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엔 터보 GT./사진=김연지 기자 |
신형 카이엔은 전장 4930㎜, 전폭 1983㎜, 전고 1698㎜,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 2895㎜에 달하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신형 카이엔, 카이엔 쿠페, 카이엔 터보 GT의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각각 1억3310만 원, 1억 3780만 원, 2억6190만 원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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