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10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보선) 국민의힘 후보자로 확정됐다.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으며 직을 상실한 김 후보가 또다시 선거에 나오는 것이다. 보선 원인 제공자의 재공천이 전무후무한 만큼 김 후보의 재출마가 집권 여당 국민의힘에 악수가 될지 묘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하면서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받아 취임 채 1년도 되지 않아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김 전 구청장은 자신의 행위를 "공익신고"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범행 동기가 좋지 않다"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그는 석달 만인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돼 보궐선거 출마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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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경선 결과 발표'에서 후보자로 확정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9.17./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지난 15~16일 이틀 김 전 구청장과 김진선 전 강서병 당협위원장, 김용성 전 서울시의원을 놓고 당원 조사와 강서구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각각 50%씩 반영한 결과, 김 전 구청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고 17일 발표했다.
김 전 구청장은 이날 후보에 선출된 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라는 지적에 "(법원 판단은) 내용과 절차 면에서 온당치 못한 판결"이라며 ""‘조국이 유죄면 저는 무죄’"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오로지 민생에 집중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무책임과 몰염치의 극치"라며 강력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대법원에서 범죄가 확정된 당사자를 다시 출마시키는, 상식을 벗어난 작태”라고 꼬집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표 연설에서 “사실상 (윤)대통령의 ‘사천’으로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경선이라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가 선택 받았다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청장은 중앙정치에 매몰돼 여야 대립의 아바타 역할하는 정치직이 아니라 구민의 삶을 보다 윤택해지도록 숙원사업 해결해야 하는 머슴직"이라며 "수습기간 필요없이 곧바로 현장을 뛸 수 있는 사람이 강서구청장이 돼야한다"라고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모처럼 마련된 중앙정부, 서울시, 강서구간 원팀이 계속 이어져야 강서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서를 정치판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직 낙하산 후보가 아니라 강서구민이 직접 선택한 후보, 경험갖춰 준비된 후보, 중앙정부·서울시와 한 호흡으로 시너지 만들어 낼 힘있는 여당의 머슴직 후보가 당선돼야 강서구민의 삶이 더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전 구청장 공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를 공천했다가 패배할 경우 김기현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8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 공천과 관련해 "잘해도 본전이고 잘못될 경우 당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우려된다"라며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에게 공천을 준 경우가 전무후무하고, 또 공천을 줬는데 결과가 잘못되면 그 책임은 온전히 지도부가 져야하지 않나"라고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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