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제롬 파월 발언 이후 국채금리 '급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무렵부터 일부 서학개미들은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관련 ETF를 대거 매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반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 역시 마이너스 성적표를 들고 있긴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채금리는 올해 내내 높은 수준이었지만,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이 자리에서 파월은 “필요하다면 올 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일각에서 제기된 ‘고금리=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고금리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곧장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10년물 금리는 4.48%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최근엔 4.5%를 넘기며 시장을 긴장하게 다시 한 번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국채금리가 곧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그 시나리오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서학개미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TMF’라는 티커명으로 잘 알려진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다.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로, 올해 초만 해도 주당 가격이 8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5달러가 위태로운 수준까지 내려왔다.

TMF는 장기국채 움직임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기 때문에 낙폭이 깊어지면 손실액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불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TMF를 약 9억2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TMF는 해외주식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8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며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4.1% 수준을 기록했을 때 서학개미들은 TMF를 2억 달러 이상 소위 ‘물타기’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주식 커뮤니티나 유명 주식 유튜브 등에서는‘마지막 베팅’이라는 표현이 다수 나왔던 국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들의 상황도 당연히 비슷하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 미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ETF들은 최근 들어 줄줄이 최저가를 기록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MF의 경우 채권 연동 ETF인데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이라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적 헷지에 적합한 상품”이라면서 “아직은 금리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든 국면”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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