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한국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중국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구성한 ESS로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LFP ESS를 조속히 개발해 중국을 앞지른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3%씩 성장해 2620억달러(약 346조7000억 원)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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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삼성SDI 에너지저장장치(ESS) 모습./사진=삼성SDI 제공 |
실제로 지난해 ESS시장은 2021년 대비 68%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SS는 친환경 기조에 따라 각종 시설에 대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ESS에 분산된 에너지를 저장한 후 필요 시 혹은 전력 사용이 최대 부하에 이르는 시점에 유휴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빼서 사용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에너지 저장고인 셈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2020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ESS시장을 주도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글로벌 점유율은 55%에 달했다.
하지만 화재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기술적 보완을 거치는 동안 중국이 값싼 LFP배터리로 제작한 ESS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현재는 중국이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 CATL은 글로벌 점유율 43%로 1위를 기록했고, 2~3위도 각각 중국 기업인 BYD(11.5%), EVE(7.8%)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ESS 점유율은 14%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막대한 ESS 생산 여력이 있어 수요가 발생하는대로 물량을 맞출 수 있다.
K배터리 3사는 ESS 시장에서 앞선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탈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LFP배터리를 조속히 개발해 중국의 ESS 품질을 뛰어넘으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해 5년 내 매출을 3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 대규모 생산공장 운영, 현지 공급망 체계 강화, 차별화된 LFP 배터리 기술력, 시스템 통합(SI) 역량을 4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올 초에는 3조 원을 투자해 애리조나 신규 ESS용 LFP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우며 신호탄을 쏜 상태다.
삼성SDI는 고품질 전략으로 중국 ESS를 넘기로 했다. 삼원계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 등의 프리미엄 신제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LFP ESS도 준비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해만 해도 ESS용 LFP배터리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최근 그 방향을 돌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울산에 구축 중인 LFP 배터리 생산공장은 연산 10GWh 규모로 전기차와 ESS에 쓰일 LFP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온은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준비 하면서 헝가리 생산라인에 LFP 생산라인을 도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ESS 시장에서도 중국의 도전이 거세 K배터리가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LFP기술이 궤도에 오르면 기존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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