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에서 증권업무 대행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불건전 영업행위가 드러나 금융당국이 엄정 조치를 예고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사모 전환사채(CB) 보유규모가 큰 증권사 A사에 대해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임직원의 사익 추구행위 등이 잠정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중점 검사사항으로 사모 CB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 여부를 선정한 바 있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사모CB 발행액은 23조 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에서 사모CB를 인수한 후 시세조종,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고 주식으로 전환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22일까지 28영업일간 A사를 점검했는데 실제 비위가 드러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증권사에서 기업금융업무를 담당하는 IB본부 임직원들은 상장사의 사모CB 발행 주선·투자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상 정보를 활용해 직원·가족 등의 자금으로 관련 CB를 두 차례 투자했고 수십억원의 사적 이익을 거뒀다. 

또 담보채권 취득·처분시 증권사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거나, 발행사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에게 편익을 제공한 사례 등도 적발됐다.

증권사 IB부서는 사모 CB의 발행, 유통 정보를 업무상 먼저 지득하고 발행조건 및 투자자 주선 등을 발행사와 논의한다. CB 발행사에 사업자금을 공급하는 동시에 일반투자자의 이익도 고려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고도의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확인된 사익추구 행위 등에 대해 법규 위반소지를 검토한 후 엄정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 결과 확인된 사익추구 행위 등에 대해 법규 위반소지 검토 후 엄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A증권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회복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구토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