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세의 고삐를 조이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늘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p) 인상한 데 이어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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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주요 대출 상품의 금리를 기존보다 최대 0.2%p 인상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연 4.44∼5.84%, 신잔액 코픽스 기준 4.39∼5.79%로 상·하단이 모두 전날 대비 0.2%p 올랐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금융채 5년 기준)는 연 4.34∼5.74%로 전날보다 상·하단이 0.1%포인트 인상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금리 운용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며 "변경 이후에도 당행은 대출금리가 낮은 편으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경우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3%p 올린다. 앞서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일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감면율을 0.15%p 축소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중에 있으나,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데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과 주요 시중은행 실무자들은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가계대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어 대출 수요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9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전월(680조8120억원)보다 1조5174억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가 가계대출을 견인하고 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2조8591억원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21년 10월 (3조 7989억원)이후 최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의 양적·질적관리에 만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감소했던 가계부채가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원칙이 견지될 수 있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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