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텃밭서 국힘 유권자 결집 안하고 '투표 불참'…작년 대선 절반 수준
핵심지지층에 투표 독려할 정당성·명분 심어줘야 지난해 결과 낼 수 있어
이번 패배, 후보 문제가 치명타…수도권 등 '접전지 공천' 전략적 접근해야
   
▲ 정치사회부 김규태 차장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의 원상 복귀. 민주당 후보의 17%p 차 압승으로 끝난, 이번 10.11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1차적인 평가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바로 핵심 지지층의 결집 여부가 승패를 갈랐다는 점이다.

우선 강서구 유권자 모집단인 선거인수의 경우 2018년 6월 13일 열린 지방선거부터 2022년 3월 9일 대선, 이번 10.11 보선에 이르기까지 50만명 대를 고수했다.

여기서 민주당이냐 국민의힘이냐 각 후보의 당락을 정한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투표수(투표율)이었다.

2018년 지선 및 2022년 대선과 지선, 이번 보선에 이르기까지 각 민주당측 후보는 최대 19만명(2022년 대선 이재명 후보), 최소 12만 5408명(2022년 지선)을 득표했다. 최대치와 최소치 간 편차가 6만 4600명대이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는 최대 18만 1510명(2022년 대선 윤석열 후보)부터 최소 7만 7069명(2018년 지선)에 이르기까지 득표했다. 최대치와 최소치 간 편차가 10만 4500명대에 달한다.

강서구에 국한해서 보면,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 비해 얇고 그 결집도가 떨어진다고 분석된다.

특히 이번 10.11 보선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큰 격차로 패배를 당한 배경에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 국힘 지지자들이 결집하지 않고 투표에 불참한데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73주년 장진호 전투 기념행사에서 묵념하고 있다. 2023.10.12 /사진=대통령실 제공


실제로 지난해 3월 9일 펼쳐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강서구 유권자는 18만 1510명이었지만, 이번 10.11 보선에서 김태우 후보에게 표를 던진 강서구 유권자는 그 절반인 9만 5492명에 불과했다. 작년 대선에서는 보수쪽 유권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투표에 적극 참여했지만, 이번 보선에서는 그 절반이 투표를 포기한 것이다.

결국 이번 보선 결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여당이 주시해야 할 점은 '투표 독려'다.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는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여당 핵심 지지자들이 더 투표에 임할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문제는 이 '투표 독려'의 정당성과 이유다. 보수측 핵심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 가담할 명분을 심어줘야 지난해 3월과 6월 열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의 최대치 득표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김태우 후보 자체의 문제였다. 재보선을 야기한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인 김 후보가 재차 출마했다는 사실 자체가 자신의 패배를 자초했다.

이 점을 감안하면, 6개월 뒤 열릴 내년 총선에서 여당과 대통령실이 무엇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지 나타난다.

바로 수도권·충청·부산울산경남 등 접전지 공천에 있어서, 최대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후보와 같이 일종의 문제로 지목되는 인사들을 일절 공천해선 안되고, 민주당측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참신한 인사로 공천을 주어야 한다.

총선은 선거판 전체의 프레임 싸움이지만, 그 본질은 접전지 50~60개 지역구에서 누가 이기느냐다. 0.01% 득표 차로 이기더라도 그 1석이 갖는 의미는 크다. 상대방에서 1석을 빼앗아오고 내 편에 1석을 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천의 엄중함과 무거움이 다가오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당정 지도부가 유념해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