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총선 전초전'이라 불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보선)에서 '패배'의 쓴맛을 본 김기현 지도부가 수도권 의원 중심 주요 당직자 인선을 발표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김기현표 쇄신안’이 보선 참패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TK(대구 경북) 출신 이만희 의원(재선)을 임명되면서 당내에서는 "수도권 전진배치는 말 뿐이고 결국 또 '친윤' 인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주말 내내 보선 패배 결과에 대한 '김기현 책임론'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보선 책임은 김기현 지도부 하에 있던 이철규 사무총장 등 8명의 임명직 당직자들이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김기현 대표는 "총선 승리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라며 당 쇄신책을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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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 대표는 1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는 우리 당이 변해야 한다는 민심의 죽비인 만큼, 절박한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하겠다"라며 본격적인 당 체질 개선을 위해 마련한 3대 혁신 방안과 6대 실천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당정대(당, 정부, 대통령실) 관계를 새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정대 관계에 있어서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하겠다"라며 "기본적 현안에 대해 사전에 긴밀히 조율해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는 한편,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에 대해선 시정을 적극 요구해 관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이날 새로운 임명직 당직자 6인의 인선을 발표했다. 우선 당 정책위의장에, 수도권 3선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연) 원장에는 김성원(경기동두천·연천)의원을 임명하는 등 수도권 의원들을 전진 배치했다. 다만 내년 총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신임 사무총장에는 영남 재선 의원이자 '친윤(친윤석열)' 이만희 의원이 임명됐다.
정광재 신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이후 인선 기준에 대해서 "수도권 6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 대한 전면 배치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70년대생이 대거 배치됐고, 수도권 중심의 인선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김기현 대표가 긴급 의총 후 언급한 '통합형 당직 개편'에 대해 "당 내 통합을 강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라며 "6명의 (당직자) 인선을 보면 앞으로 당이 지향하는 바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인선을 두고 당 내에서는 '말 뿐인 쇄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대표가 수도권·충청권 중심의 통합형 인선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내년 총선 공천 핵심 업무를 담당할 사무총장 자리에 '영남' '친윤' 색체가 강한 이만희 의원이 임명되면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가 어제 의총에서 영남권 인물을 배제하고 친윤 색깔을 빼겠다고 했는데 (사무총장에) 결국 친윤 영남권 의원이 됐다. 어제 밤에 했던 말이 밤 사이에 달라진 것"이라며 "우리가 원했던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 확보는 난망한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영남권 의원들이 이번 인선에서 크게 배제될 거라는 얘기를 해 놓고 핵심 중 핵심은 결국 또 영남권 의원을 임명했다"라며 "김기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는 과정도 그렇고 한 번도 자기 스타일로 뭘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수도권 인물을 인선 한다고 해서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있나"라며 "수도권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좋은 정책을 잘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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