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통화정책 향방 등 부담으로 작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6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와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2.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음에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며 경기상황을 지켜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은은 19일 오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다. 한은은 올해 1월 연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망대로 금리가 동결되면서 기준금리는 6회 연속 동결됐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배경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두고 최근 다소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고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지만, 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높여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사태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며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다. 연준이 지난 12일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낮출 때까지 상당 기간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반면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선 이견을 보였다. 다수 참석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1회 추가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일부 위원은 추가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미국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다 우리 경제의 회복 경로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가 여전히 어두워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를 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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