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개국공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2선으로 퇴임시키고 2세대 최고경영자(CEO)들을 최전방 배치하는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미 업계에 80년대생 임원들이 적잖이 눈에 띄기 시작한 가운데, 여전히 연임을 시야에 넣고 있는 장수 CEO들도 존재하는 등 각사마다의 상이한 상황들이 반영돼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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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그룹이 ‘개국공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2선으로 퇴임시키고 2세대 최고경영자(CEO)들을 최전방 배치하는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업계 임원 인사에서 ‘세대교체’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형사 중에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그룹이다. 지난 23일 미래에셋 측은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업계 시선을 집중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래에셋그룹의 창업멤버 중 하나인 최현만 회장의 거취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하리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던 터였다. 최 회장은 지난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취임 이후 약 26년간 CEO를 연임해왔고 2021년 회장직에 오른 ‘장수 CEO’로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최현만 회장 ‘퇴임’이라는 파격적인 수를 두면서 세대교체 흐름에 속도를 붙였다. 회사 측은 "미래에셋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고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역시 "26년 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라면서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증권업계의 시선은 이 물결이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로 모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6년째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정영채 대표의 경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지금으로써는 연임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국내외 시장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CEO를 바꾸기보다는 위기극복에 주력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정 사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CEO 취임 1년이 되는 날 회사 후배들한테 보낸 글’을 공유하면서 “어느덧 5년 가까이 시간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먼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지난 2019년 대표직에 올라 5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다. 역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조직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6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지 않아 보인다. 이밖에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등의 임기도 오는 12월 만료돼 어느 정도까지 쇄신이 있을 것인지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많은 회사들이 인사적체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과감한 변화를 주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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