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에너지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사업 분야에서 포지셔닝 선점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업구조 분산을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달 인천남동산업단지 ‘에너지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 착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분야 신사업 추진에 나섰다.

에너지자급자족사업은 산업단지의 디지털화·저탄소화·에너지자립화를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하는 스마트그린산단 촉진사업의 일환이다.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및 통합 에너지 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해 산업단지 탄소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중소기업 RE100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건설은 인천남동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으로부터 임대한 공장 지붕에 7.5MW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고 생산된 전력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입주기업은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동참해 RE100을 이행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전력중개거래사업에 뛰어든 건 재생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의 RE100 가입에 따라 탄소중립 및 친환경 경영 행보에 발맞춰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천남동산업단지 에너지자급자족사업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산업단지와 중견·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RE100 진입장벽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자잿값 상승 및 대내외적 불확실성 등 건설기업 경영여건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폐기물·수처리, 스마트 건설, 신재생에너지 등과 관련한 신규사업 추진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와 함께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기반 여건 조성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에너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3년(2021~2023년)간 기업별 정관 내 신규사업 목적 추가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아이에스동서, 한양 등이 에너지 관련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현대건설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을 지난 3월 정관에 추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8월 ‘발전시설 운영 및 에너지 공급사업’, ‘폐기물·폐자원 수거, 처리·소각 매립 및 자원화·에너지화 사업’, ‘신재생에너지 생산·저장·공급 및 활용사업’ 등을 올린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환경과 에너지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환경·에너지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3월 ‘신재생에너지 생산·판매업’, ‘신재생에너지 건설 및 투자업’,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유지·관리·운영사업’ 등을, 한양은 올해 3월 ‘전기신사업(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주 산업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을 위한 기반여건 조성을 목표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 감소와 안정적 수익 창출 여건 마련을 위해 기존 사업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지속해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업 다각화 추세는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선진 기업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보이며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